자영업 대출 '역대 최대'…연체액 첫 22조 돌파
신용대출 급증…투자·생계 모두 '빚 의존' 심화
"실물경제 빠진 증시는 착시…부실 동시 노출 우려"
자본시장과 내수시장 모두 빚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진 데 이어 연체까지 빠르게 증가하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자산시장과 실물경제를 가리지 않고 '빚'에 의존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증시에서는 신용대출을 활용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확산하는 반면, 골목상권에서는 자영업자들이 개인신용대출과 사업자대출에 의존해 버티는 모습이다.
투자와 생계 모두 부채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모 확대와 부실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연체 지표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자영업자 연체액은 22조3000억원으로 처음 22조원을 넘어섰고 연체율은 2.04%를 기록했다.
특히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2.79%까지 치솟았다.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연체율도 3.98%를 기록하는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자산시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한 달 새 4조1379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2조1550억원 늘어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조7576억원)을 두 달 연속 웃돌았다.
은행권은 증시 투자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본다. 금융당국 역시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관리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투자와 생계 모두 빚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부채의 양적 팽창과 질적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점을 우려한다.
자영업 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운데 연체도 빠르게 늘고 있어 금융권은 취약차주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수는 97만6000개에 달했다.
이들 폐업자의 68.5%는 평균 8531만원의 부채를 떠안은 채 사업을 접었고, 폐업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대출금 상환을 꼽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시장은 기업의 투자와 실물경제 회복의 결과로 움직여야 하는데 지수 상승 자체가 정책 목표처럼 되면 투자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몰리면서 빚투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는 폐업도 쉽지 않아 빚으로 버티고, 개인은 빚을 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결국 자산시장과 실물경제 모두 부채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또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지수를 끌어올린다고 해서 경제 전반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물경제 개선 없이 자산시장만 앞서가면 괴리는 더 커지고, 이후 시장 조정이 나타나면 빚투와 자영업 부실이 동시에 금융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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