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틀어막기' 언제까지…규제 누적에 커지는 잠재 리스크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7.02 07:03  수정 2026.07.02 07:03

반도체 호황·주식 차익 자금원 다변화

동탄·기흥·구리 LTV 40% 적용

신용·전세·사업자대출까지 규제 확대

"실수요·투기 구분 못한 규제…현금부자만 남아"

정부가 지난 1일 경기도 구리시와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뉴시스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며 또 한 번 대출 규제의 고삐를 당겼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와 공급 부족, 유동성 확대 등 집값 상승 요인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은행 대출 중심의 규제만으로는 시장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위 '현금부자'부터 실수요자까지 포괄하는 일률적인 규제는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낮추고 가격 상승 압력만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1일)부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비규제지역 70%에서 40%로 강화된다.


또 ▲전세대출 보유자의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 제한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보유자의 규제지역 주택 구입 제한 ▲재건축·재개발 중도금·이주비 대출 제한 ▲사업자 주택구입 목적 대출 제한 등이 동시에 적용된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호재로 투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고 판단한다. 선제적으로 시장 과열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들 지역 집값 상승을 단순히 투기수요 때문으로 보기 힘들단 목소리가 상당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고소득 근로자가 늘었고, 억대 성과급 지급, 교통망 확충을 포함해 주택 공급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봐야 한단 견해다.


그럼에도 정부가 기존 규제지역 지정과 대출 규제를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시장의 수요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자가 들어와 가격이 오른 지역까지 투기로 규정해 규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분석한 뒤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은 공급과 유효수요, 유동성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함께 결정되는데 지금 정책은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돈 있는 사람은 규제를 해도 결국 집을 사지만 대출을 이용하는 실수요자만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로 신용대출과 기타 자금조달 수단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의 관리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기업 사내대출에 대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규제 범위만 확장하는 방식으로는 변화한 시장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규제만 거듭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닌 임시 처방에 그칠 거란 분석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 호황과 풍선효과,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대출 규제만으로 이를 모두 억제하기는 어렵다"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남아 있는 한 시장은 규제를 피해 다른 자금조달 방식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는 성과급이나 주식 차익, 전세보증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대출 규제를 계속 확대하면 규제 대상만 늘어날 뿐 시장은 또 다른 우회 경로를 찾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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