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에 약속받아…용인·서남권 동시 추진"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6.30 16:28  수정 2026.06.30 16:31

"수요 폭증에 용인 다음 단계로 미루지 않기로"

"수도권 전력·용수 한계…서남권이 해법"

"정책 쇼 아닌 진짜 보여줄 것…직접 최종 책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가 기존 용인 클러스터와 동시에 추진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전에 만나 이같은 병행 추진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축사에서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에게 미리 약속을 받았다"며 "원래는 순서대로 용인을 다 끝내고 다음 단계로 서남권을 추진하려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수요가 너무 폭증하니까 동시에 추진하자고 말씀드려 동의하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남권이 반도체 투자 입지로 떠오른 배경을 경제적 원리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따라 메모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며 "용인이나 평택, 화성 등 기존 계획된 공장 부지로 충분할 거라 생각해왔는데, 최근 수요가 폭증하면서 물량이 부족해 일부 산업의 황폐화가 걱정될 만큼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한계를 짚으며 서남권의 강점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은 기존 자원들이 부족해지고 과밀해졌는데, 특히 용수와 전력이 해결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미 진입했다"며 "기존 송배전망으로는 추가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핵발전소를 지을 수도 없으며 용수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된 측면이 있다"며 "용수와 전력, 용지 인프라를 포함해 광주·전남 지역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잠재력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남 광주를 둘러싼 서남 해안은 풍력과 태양광이 매우 풍부하고 잠재력도 높다"며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국토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이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 균형 발전을 통해 포용적·지속 성장을 이뤄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이 겪어온 차별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를 한쪽에 몰아 수도권과 영남에 올인했다"며 "그 결과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외가 발생했고, 지방 소외 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을 차별하면서 약간의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서 간에 엄청난 격차가 발생했는데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의 민주주의 기여를 강조하며 이번 투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약무호남 시무국가'라는 말이 있는데, 민주주의가 지금은 경제 성장 발전을 위한 중요한 장치가 됐다"며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공정하고 투명한 질서가 아니면 현대의 국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와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 국가로 발돋움한 데는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며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민주주의를 지켜왔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의 재정 분담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엄청난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필요한데 마침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당선자가 상당 부분의 기반 시설 확보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해서 정부의 재정 압박도 상당히 줄어들 수 있게 됐다"며 "최대 20조원 안에서 5조원부터 20조원까지 필요하면 다 쓰겠다고 약속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사업의 실행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약속드렸던 것처럼 제가 직접 관할해서 집행과 기획을 총책임지고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정치인들이 하는 정책 쇼나 보여주기가 아니고 진짜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서류로 퍼포먼스는 좋았는데 나중에 보니 없어지는 경우가 꽤 있었다"며 "저는 그렇게 안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을 1년 조금 넘게 재임했는데 여러 보람 있는 일이 있었지만, 호남에 대규모 투자를 하실 수 있도록 좋게 말하면 유도, 심하게 말하면 유인했다"며 "억압이나 강요는 하지 않았고, 정부 정책을 잘 조정해 환경을 만들어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낸 이 일이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참으로 기쁘고 의미 있는 날"이라며 "전남광주특별시민 여러분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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