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 임상 비용 감당 못해"…K-ADC 구조적 한계
CDMO 수요 35% 급증…전용시설은 '삼성바이오 홀로'
(왼쪽부터)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이사, 정철웅 리가켐바이오 ADC연구소장,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이사, 김남주 카나프테라퓨틱스 부사장. 정 피노바이오 대표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월드 ADC 사우스코리아 2026'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보라 기자
국내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가 글로벌 빅파마에게 제 값을 받기 위해서는 '제조 및 품질 관리(CMC) 장벽' 해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임상 시험 비용을 자체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ADC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바이오텍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남주 카나프테라퓨틱스 부사장은 10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월드 ADC 사우스코리아 2026(World ADC South Korea 2026)'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L/O)을 할 때 제 값을 받으려면 초기(전임상) 단계가 아니라 임상 1~2상까지 자체 진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뛰어난 기술을 가진 바이오 벤처라도 국내에서 임상 1상 (비용) 전체를 홀로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ADC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가리지 않고 파괴해 환자들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한 '안전한' 항암제다. 암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특정 단백질을 목표물로 삼고 독성 물질을 주입하는 매커니즘을 가졌다. 기술 특성상 항체뿐만 아니라 링커와 페이로드까지 특허로 보호되는 만큼 시장 독점력도 뛰어나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오는 2033년 약 45조원(321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빅파마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시장 확장에 더욱 가속이 붙는 추세다.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역시 빅파마가 인수하고 싶은 AD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제약 바이오의 CMC 생태계다. ADC 기술력을 좌우하는 건 친수성이다. ADC는 항체에 독성 약물(페이로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때 페이로드가 물보다 기름에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질 경우 정상 세포에 달라붙는 오류가 발생한다. 의약품 자체의 성질이 극도로 복잡한 만큼 전용 생산 시설도 필요하다. ADC의 경우 다른 의약품보다 많은 개발 비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국내 ADC 생태계의 부족한 인프라도 높은 기술 개발 비용만큼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기술혁신경영연구원(KITIM)에 따르면 올해 ADC 분야의 CDMO 수요가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국내 주요 CDMO의 ADC 전용 시설 확충은 아직 답보 상태다. 현재 전용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뿐이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는 이유다.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는 "ADC 개발은 더 비싸고, 더 오래 걸리고, 완벽해야 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형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의 생산 역량 확장이 한국 ADC 생태계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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