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플랫폼 한계 '건기식'으로 돌파할까
"항암에서 장질환"···신약 방향성 선회
CJ바이오사이언스 사옥 ⓒCJ바이오사이언스
CJ바이오사이언스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속도를 낸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모태인 천랩 시절을 포함해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 없다. 연구개발(R&D) 플랫폼 사업만으로는 적자 구조 탈피가 어려운 만큼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연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염증성 장질환(IBD) 신약 후보물질(CJRB-201)의 첫 인체 적용 시험 착수를 목표로 임상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만성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약 11만 종의 미생물 데이터베이스(DB)를 담은 이지바이오클라우드(EzBioCloud)를 중심으로 R&D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는 미생물의 종류를 단순 분류하는 MTP에서 기능과 내성까지 정밀하게 확인하는 샷건 메타게놈 분석까지 R&D 플랫폼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하지만 글로벌 표준 분석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에 비해 수익은 제한적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247억원인 반면, 핵심 수익원인 마이크로바이옴 R&D 플랫폼 사업의 연 매출은 50억원 안팎에 그친다. 플랫폼 사업만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신사업이 바로 '돈'이 되기 어려운 제약 바이오 산업 자체의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현재 '핀셋 항암제'로 주가를 올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도 개념 제시부터 미국 FDA 첫 승인까지 약 40년이 걸렸다. 이후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하기까지도 20년이 추가로 소요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부에서도 어떻게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의약품에 대한 규제 및 관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보조제 형태로 먼저 시장에 선보인 뒤, 차차 소비자 신뢰와 활용 데이터를 쌓아 단독 치료제를 출시하는 게 실용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CJ바이오사이언스가 택한 카드는 버티기다. 단기적으로는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보완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하반기 개인 장내 미생물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하는 식이섬유 포뮬러 형태의 마이크로바이옴 건기식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수익 다각화를 이뤄낸 뒤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질병 위주로 적응증(치료 범위)을 좁혀나가고 있다. 지난 5월 국내외 규제 기관과 진행하던 항암 신약 후보물질(CJRB-101)의 임상 시험을 자진 취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R&D 플랫폼 비즈니스와 웰니스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효율성을 높여가며 IBD 등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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