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 황금기' 찾았다…"혈액검사로 예측 가능"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09 11:12  수정 2026.06.09 11:12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 분석 결과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진행 단계 파악 가능성 확인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단계를 파악하고, 치매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큰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한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와 김한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경과 교수, 미국 세인트루이스 C2N 다이아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 공동 연구팀은 혈액 내 특정 단백질인 ‘인산화 타우217(p-tau217)’ 수치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단계와 치료 적기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과 언어 능력,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2019년 49만5117명에서 2023년 62만4178명으로 약 26%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 내외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약 55~70%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질환 진행을 늦추는 치매 신약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다만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는 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큰 시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아밀로이드 침착 단계(Thal phase) 혈액 바이오마커 성능 비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기억장애 클리닉에서 PET 검사와 혈액 검사를 모두 시행한 환자 23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에는 정상 인지 기능군부터 경도인지장애(MCI), 치매 환자까지 다양한 단계의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PET 영상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의 아밀로이드 축적 단계와 타우 축적 단계를 분류한 뒤,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혈액 내 p-tau217 수치는 뇌 속 아밀로이드 침착 단계와 타우 병리 진행 단계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 아밀로이드 축적을 감별하는 능력(AUC 0.96)과 중등도 이상의 타우 축적을 확인하는 능력(AUC 0.92)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PET 검사 없이도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뇌 병리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확률 기반 모델링을 통해 치매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 황금기’도 제시했다. 분석 결과 혈액 p-tau217 수치가 1.895~5.077 pg/mL 범위에 있는 환자는 뇌 속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있지만 타우 병리는 아직 초기·중등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신약 치료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진행 단계를 파악하고 치료 시작의 적절한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향후 혈액 검사를 1차 선별검사로 활용하고 필요한 환자에게만 PET 검사를 시행한다면 검사 효율을 높이고 환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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