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고 '호재' 발언 논란 일파만파…형사 처벌 가능할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723]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5.28 17:10  수정 2026.05.28 17:11

與 서울시장 후보 지지자 오픈채팅방서 논란성 발언 나와

시민단체, 희생자·유가족에 대한 '모욕' 판단…경찰에 고발

법조계 "사법적 처벌보다 유권자 심판 영역서 다뤄질 사안"

"SNS서 '허위 사실' 퍼트릴 경우 사자명예훼손죄는 성립"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 붕괴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소방 관계자 등이 인명 구조 활동과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정쟁 수단으로 거론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지지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성명불상의 인물이 '참사'를 '호재'라고 칭한 것이 알려지며 비난이 거세다.


시민단체가 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불상의 인물 등을 고발하며 법적 문제로 비화 조짐이다. 다만 법조계는 이번 사건와 관련해 형사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원오의 착착캠프 지지자'란 타이틀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자인 성명불상의 인물과 정 후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모욕·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직후 해당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호재입니다", "정 후보께서 이걸 공세에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피해가 더 커야 좋을텐데요"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서민위는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와 정 대표가 논란 이후 공개 사과나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며 발언 당사자 신원 확인과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다만 논란과 별개로 시민단체가 지적한 혐의가 법리적으로 성립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화 캡쳐본.

법조계는 이번 논란에 대해 선거철 과열된 진영 논리가 낳은 도덕적 해이와 망언임에는 분명하나 법적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


우선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했을 때 성림한다. 모욕이란 구체적인 사실이 아닌 말로 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모욕죄는 '공연성·특정성·모욕성'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갖춰져야 하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논란이 된 발언이 피해자를 명확히 지목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경멸적 표현도 담기지 않은 만큼 성립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명예훼손죄의 경우 모욕죄와 달리 단순한 비난이 아닌 구체적인 사실적시도 포함돼야 하는데 이 또한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명예훼손 내지는 모욕이 성립되기 위해선 망인의 평가나 가치를 저하하게 하는 사실적시나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성명 불상자의) 이 대화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사 해당 글 작성자가 형사 책임을 진다고 하더라도 정 후보나 정 대표가 위 행위를 사주했거나 묵인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두 사람 역시 형사 책임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법적으로는 발언 당사자의 모욕죄 성립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나, 모욕죄 성립도 어려울 것 같고 더 나아가 발언과 무관한 후보와 당 대표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는 더더욱 어렵다"며 "사법적 처벌보다는 정치적 책임과 유권자의 심판 영역에서 더 크게 다뤄질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참사와 관련해 공연성을 갖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허위의 사실'을 퍼트릴 경우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는 만큼 발언을 주의할 필요가 있단 의견도 나왔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해당 건에 대한 발언은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이 아닐뿐더러 호재라는 표현이 도덕적 비난 가능성은 있지만 형사적으로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기에 법적인 처벌까지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만약 SNS 등에서 안타깝게 사망하신 피해자분들에 대한 허위 사실 등을 얘기한다면 사자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법조계에 물어보니'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