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고향서 연고·실세론 앞세워 지지 호소
金, 오덕리 현안 거론하며 "고향 깜빡한 듯"
화천·양구까지 접경 지역 유세 대결 확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철원 동송시장 일대에서 각각 유세를 하고 있다. 두 후보의 유세는 시간차를 두고 이뤄졌다. ⓒ우상호·김진태 후보 캠프
25일 오전 10시, 철원 동송읍 동송시장에는 붉은색과 파란색 선거복을 입은 양당 선거사무원들이 뒤섞이 선거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민주당 선거사무원들이 현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 측 유세 준비가 시작되면서 양측 인력이 같은 공간을 오갔다. 시장 주변에 혼잡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한 방문객은 "선거운동원들이 많아 길을 지나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도착까지는 1시간가량 남아 있어 두 후보가 직접 마주치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두 후보가 같은 날 철원에 공을 들인 것은 이 지역이 우 후보의 고향이자, 접경지역 표심의 상징성을 지닌 곳이기 때문이다.
우 후보는 철원을 자신의 출생지로 내세우며 지역 연고와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함께 부각하고 있다. 김 후보로서는 상대 후보의 고향에서 지역 기반을 재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우 후보는 오전에 동송시장 거리 유세를 마친 뒤 와수시장으로 이동해 철원 표심 공략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갈말읍과 동송읍, 김화읍을 잇는 유세를 진행하고, 철원 지역 고3 유권자들을 만나는 투표 독려 캠페인까지 소화했다. 김 후보는 철원고·철원여고 학생들과 만나 생애 첫 투표를 앞둔 소감과 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가 25일 오전 자신의 고향인 철원을 찾아 동송시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우상호 후보 캠프
김 후보에 앞서 동송시장 유세를 한 우 후보는 "포천~철원 고속도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접경지역의 희생에 국가가 응답하는 미래의 길"이라며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철원 연장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어 접경지역 규제 완화와 관련해 철원의 군사시설 보호구역 대폭 해제를 조속히 추진하고, 해제된 부지에 새로운 기업과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민들의 통행 불편을 유발했던 민통선 노선을 지역에 따라 약 5㎞ 정도 북상시키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며, 지방선거 직후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우 후보는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는 인맥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제가 정말 힘이 좀 있다"며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고 말한 것은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출신 장관은 전부 다 형 동생 하는 사이"라고 강조하고, 국회와 당 지도부 인사들의 이름을 차례로 거론하며 예산 확보와 법 개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우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의 강원 연고를 문제 삼고 있는 데 대해서도 역공을 폈다. 그는 "김진태 지사가 우상호는 강원도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며 "철원 사람은 강원 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만약 이곳 철원에서 표가 안 나오면 김진태 말이 맞는 것"이라며 “우리 철원 사람, 강원 철원 사람들이 자존심 좀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뒤이어 열린 동송시장 유세에서 우 후보의 연고론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오덕리 학저수지 일대에 농업진흥지역 절대농지를 풀어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는 사업을 언급하며 "이미 주민들은 다 알고 계시는 사안인데, TV토론에서 우 후보에게 물어보니 '신중하게 해야 된다'고 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덕리의 규제를 풀어야 파크골프장을 만든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고, 본인의 고향이라는 사실도 깜빡한 것 같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우 후보의 '대통령이 보낸 사람' 구호도 겨냥했다. 그는 "대통령이 보냈다는 말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아빠가 힘이 세다, 우리 아빠가 돈이 많다, 그러니 반장으로 뽑아달라고 하면 뽑아주겠느냐"며 "그 학생이 공부를 잘하거나 열심히 학교를 위해 일해야 뽑아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비록 철원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동송 상노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잠을 청했다"며 "과연 누가 더 철원을 사랑하는 사람이겠느냐"고 호소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가 25일 철원 동송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진태 후보 캠프
이날 두 후보의 접경지역 표심 경쟁은 철원에만 머물지 않았다. 우 후보는 철원 유세 뒤 화천 군인가족 간담회와 양구 유세를 이어갔고, 김 후보도 철원 일정을 마친 뒤 화천과 양구 합동 유세에 나섰다. 두 후보가 같은 날 철원·화천·양구 접경지역 벨트를 훑으면서, 접경지역 표심을 둘러싼 여야 경쟁도 하루 종일 이어졌다.
김 후보 측은 화천 유세를 앞두고 우 후보의 과거 발언을 공세 소재로 꺼내 들기도 했다.
강대규 김진태 후보 캠프 대변인은 우 후보의 화천 방문에 앞서 "같은 날, 같은 화천에서 우 후보 역시 유세를 진행한다"며 "우 후보는 과거 집권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는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화천 유세에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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