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넘어 영미권까지 홀린, 경성 문인들의 이야기…뮤지컬 ‘팬레터’의 10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5.21 11:31  수정 2026.05.21 11:31

창작 뮤지컬 ‘팬레터’가 초연 10주년을 맞아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앵콜 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공연은 앞서 예술의전당에서 마친 본 공연의 흥행을 바탕으로 편성된 연장 회차다.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문인 단체 구인회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팩션 뮤지컬이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작가 지망생 정세훈, 비밀에 싸인 인물 히카루를 둘러싼 서사를 다룬다.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작 지원 사업인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최종 선정작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국내 누적 관객 20만 명을 기록했다.


공연 업계에서는 ‘팬레터’의 10년 장기 흥행이 국내 중소극장 창작 뮤지컬이 대극장 규모로 체급을 키워 자생력을 확보한 모델이라고 분석한다. 초기 개발 단계부터 명확한 아날로그적 문학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고정 팬덤을 구축했으며, 장기 레퍼토리로 정착하면서 창작 뮤지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다변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누적되고 있다. 2018년 대만 대극장 진출에 이어 2022년 초연된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매년 10개 이상 도시 투어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덕션은 2025년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베스트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수상했다. 2024년 일본 라이선스 공연은 ‘제17회 오다시마 유시 번역희곡상’에서 작품상과 번역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을 통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영어 버전 쇼케이스를 마쳤다.


특히 웨스트엔드 리딩 쇼케이스 성과는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지닌 시대극이 서구권 뮤지컬 시장에서도 대본과 음악의 보편성을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는 향후 국내 창작진의 오리지널 IP가 아시아 시장 점령을 넘어 영미권 현지 프로덕션과의 공동 제작 및 상업 무대 정식 진출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0주년 앵콜 무대는 강병원 프로듀서, 한재은 작가, 박현숙 작곡가, 김태형 연출 등 초연 크리에이티브 팀이 그대로 참여해 고유의 색채를 유지했다. 기존 배역을 맡았던 배우들과 새로 합류한 캐스트가 호흡을 맞추며, 공연은 오는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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