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량제 의무 표기' 불과 작년인데
식약처, '어린이 기호식품' 지정 의견 수렴
개정안 통과시 신제품 마다 영양성분 분석
업계 "고물가 속 이중·삼중 비용부담 올라"
서울 시내 한 치킨전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치킨을 먹고 있다. ⓒ뉴시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를 향한 정부의 규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중량제 표기 의무화에 이어 이번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킨을 '어린이 기호식품'에 추가해 영양성분 표시 등 관리를 강화토록 하는 특별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며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정부의 지속되는 규제 탓에 업계를 비롯한 가맹점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지속 연구를 통한 신메뉴 개발이 필수라는 점에서, 잇단 규제가 브랜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6일 치킨을 어린이 기호식품 항목에 추가해 영양성분 표시 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관련 기관·단체 또는 개인을 대상으로 내달 15일까지 개정령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치킨류'를 어린이 기호식품 범위에 새롭게 포함한 점이다. 구체적으로 닭을 주원료로 사용해 튀기거나 구운 식품으로, 즉석 섭취·조리 식품은 물론 양념육, 분쇄가공육 형태 제품까지 포함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업계 본사가 표기해야 할 필수 항목은 ▲열량(kcal) ▲탄수화물(g) ▲당류(g) ▲단백질(g) ▲포화지방(g) ▲나트륨(mg) 등 총 6가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 다소비 식품인 치킨을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관리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동안 치킨은 국민 대다수가 소비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과자류나 피자, 햄버거, 탄산음료, 면류(용기 면류) 등과 달리 어린이 기호식품 범위에 명시되지 않고 업체의 자율 참여 방식으로 꾸려져 왔다.
추후 이번 개정안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면, 점포 수 50개 이상의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포함해 학교 주변 200m 내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Green Food Zone) 이내 치킨 조리·판매업소 등이 식약처와 지자체의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입장에서는 지난해 공정위의 중량제 표기 의무화 규제에 이어 이번엔 공정위의 영양성분 표기 의무화까지 '이중규제'에 놓이게 된 셈이다.
ⓒ데일리안DB
이에 따라 업계가 당면할 것으로 보이는 문제는 크게 ▲규격 및 표준화의 어려움 ▲신메뉴 개발마다 영양성분 분석에 투입될 막대한 비용 등 두 가지다.
우선 치킨의 경우 정량화되고 기계식 오븐을 사용해 영양 분포가 비교적 일정한 피자·햄버거 업계와 달리, 닭고기 자체의 크기와 지방 함량이 개체마다 다르다.
또 가맹점주나 조리자가 튀김옷을 얼마나 두껍게 입히느냐, 기름을 얼마나 털어내느냐 등에 따라 성분이 달라진다. 양념치킨이나 간장치킨의 경우, 붓으로 소스를 바르거나 버무리는 과정에서 가맹점마다 투입량이 달라져 나트륨과 당류 수치를 규격화하기도 까다롭다.
특히 치킨 메뉴 특성상 시즈닝, 구이류, 부위별(콤보·윙·스틱), 사이드 메뉴까지 품목이 수십 개에 달한다.
업체가 취급하는 모든 메뉴와 신메뉴가 나올 때마다 메뉴 영양성분 변동에 대한 지속적 업데이트 등 매번 정밀한 영양분석을 실시해야 하는 탓에 비용은 모두 본사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영양성분 표시 문구 오류나 부적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업계 입장에선 행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의 주요인이다.
가맹점주에 비용적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 배달앱과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연동 수정, 영수증 출력 시스템 변경, 메뉴판 전면 교체 비용 등 가맹점주와 본사의 초기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중량제 표기에 이번 영양성분 표기 의무화까지 시행될 경우 메뉴 확장에 제한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기존 메뉴의 개선까지 필요해질 것"이라며 "고물가에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 인데 기존 메뉴의 영양성분까지 다방면에서 수정이 필요하게 될 경우 이중·삼중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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