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신안산선 줄줄이 지연…철도판 ‘책임 공방’ 커진다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5.20 07:01  수정 2026.05.20 07:01

철도 개통 지연 책임 두고 갈등 심화

늘어난 공사비에 차량 납품 문제도 겹쳐

신안산선·GTX…공기 지연에 분쟁 확산 우려

서해선 열차. ⓒ고양시

최근 수년간 공사원가 상승으로 철도 개통이 늦어지자 그 책임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나온 가운데 현재 공사 중인 철도 사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송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서부광역철도를 상대로 공사지연에 따른 지체상금(공사 지연에 따른 배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가액은 약 3600억원 수준이다.


서부광역철도는 서해선 대곡역~소사역 구간(대곡소사선) 사업 시행을 담당한 회사다. IBK기업은행이 지분 90%를 가지고 있고 현대건설 4.4%, 대우건설 2.85%, 한화 0.6%, 대영건설 0.4% 등이다.


이번 소송은 서해선 대곡소사선 개통 지연에 따른 것이다. 노선은 2021년 6월 말 개통 예정이었지만 다원시스의 차량 납품이 늦어지고 한강 하부 터널 공사 지연, 공사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2023년 7월에서야 개통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제기한 소송가액은 철도 개통 지연에 따른 총 지체상금”이라며 “법원에서 공사가 지연된 여러 사유를 검토한 후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부광역철도 측은 공사원가가 상승했음에도 공사비 인상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또 다원시스의 차량 납품이 늦어져 제때 철도 운행을 하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 이에 서부광역철도는 정부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기 연장 사유에 대해 양측이 이견이 있다”며 “절차에 따라 소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철도 개통 지연을 둘러싼 갈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 여파로 공사원가 상승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설계 변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사 지연 요인도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공사 지연 사유를 고려해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태풍과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공사할 수 없거나 발주사의 책임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 등이다.


서울 동북선은 당초 올해 개통 예정에서 내년 하반기로 일정이 밀렸지만 서울시는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해당 사업은 공기 연장에 대해 발주처인 지자체와 시공사 사이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통 연기철도 개통이 지연 책임을 가려야 할 경우다. 대곡소사선과 같이 차량 납품이 지연되는 경우나 공사비가 상승한 경우 소송 등 책임을 가리는 절차가 불가피하다. 국토부도 개통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부과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일부 현장은 개통 지연이 현실화하고 있다.


신안산선은 당초 실시협약 당시 2024년 12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 문제 등으로 공사 기간이 연장됐다. 여기에 지난해 두 차례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설계 변경 등이 불가피해졌고, 실제 개통 시점은 2028년 하반기로 미뤄진 상태다.


대곡소사선과 신안산선 모두 다원시스의 차량 납품이 늦어지면서 일부 사업이 지연된 경우다. 대곡소사선은 국가철도공단이, 신안산선은 포스코이앤씨가 다원시스에 차량을 발주했다. 업계에서는 다원시스의 철도 납품 지연 책임 소재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도 개통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현장에 철근이 다수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설 보강이 필요해진 탓이다.


서울시는 2~3개월 소요될 것으로 진단하면서 개통 일정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지만 국토부에서 별도 공법 검증을 진행하고 있어 철도 개통일은 불분명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철도 개통 지연에 따른 책임이 명확하지 않거나 주무관청이 철도 개통 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정확한 책임을 가려야 한다”며 “우선 철도 개통을 마무리한 후 지체상금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다 보니 수년 동안 협의가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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