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반도체·내수 회복 흐름…‘삼전 총파업’ 변수 부상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5.19 15:10  수정 2026.05.19 15:10

수출 48% 올라…AI 반도체 호황 견인

삼성전자 총파업 시…경제 전반 ‘촉각’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회복 여부 시험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 내수 회복 등으로 성장세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 파업이라는 암초를 직면했다. 노조가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출 증가를 견인해 온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고, 향후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그린북)’를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1분기 성장세가 확대되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가 경기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수출 지표는 예상보다 강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4% 급증했고, 컴퓨터(516%), 선박(43.8%) 등도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증가율은 48.0%에 달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같은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역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서비스 소비와 관광 수요가 살아나면서 소비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높인 2.5%로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2026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7%로 상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이 강한 경기 확장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정 지출이 내수 경기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반도체 호황 사이클 지속과 고유가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이 높은 수출 증가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회복 흐름이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라는 변수와 맞닥뜨렸다는 점이다. 노조가 예정대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인 만큼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히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한국 수출과 성장률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수출·금융시장 등 전반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파업은 없어야 하며 노사 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산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노조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경제적 손실 규모가 최대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제기된다. 단기간 생산 차질뿐 아니라 수출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물가와 생산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다시 소비 둔화와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동 지역 리스크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 불가능성”이라며 “봉쇄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 급증과 공급망 차질에 따른 산업 활동 위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의존 성장’ 구조를 넘어 내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호황이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특정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외부 충격에 경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경제를 떠받치는 동안 GDP의 절반에 달하는 민간소비 시장의 활력을 높여 경기 안전판을 확보해야 한다”며 “최근 내수와 수출 간 격차는 산업·기업·소득계층 간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출 호황이 내수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재정정책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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