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거칠고 욕설 많아” 물러서지 않겠다는 지소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5.19 14:58  수정 2026.05.19 14:58

지소연. ⓒ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지소연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의 운명의 맞대결을 앞두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원FC위민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과 2025-2026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한국 여자 클럽 최초로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1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박길영 감독과 함께 참석한 지소연은 “우리는 이 경기를 위해 정말 많이 준비했다”며 “선수들 모두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잘 알고 있다.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이런 큰 대회를 치르게 돼 기쁘다”며 “지금은 오로지 내일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맞대결은 지난해 조별리그의 재대결이기도 하다. 당시 수원FC위민은 미얀마에서 열린 경기서 내고향에 0-3 완패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지소연이 없었다. 올해 1월 유럽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수원FC로 복귀한 지소연은 팀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은 존재다.


지소연은 북한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A매치 175경기 75골이라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기록을 보유한 그는 북한과만 9차례 맞붙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한국은 지소연이 출전한 북한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3무 6패에 그쳤다. 그만큼 북한 여자축구는 오랜 기간 한국 여자축구의 가장 높은 벽이었다.


그는 “내고향 선수들 경기를 봤는데 대표팀에서 봤던 선수들이 많았다”며 “감독 역시 북한 대표팀 감독이다. 사실상 북한 대표팀 수준의 전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강조했다.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과 지소연. ⓒ 연합뉴스

특히 지소연의 발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북한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북한 선수들은 거칠고 욕설도 많이 한다”며 “우리도 물러서지 않고 상대가 욕하면 욕하고, 발로 차면 발로 차며 같이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감정 섞인 표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승부사의 선언에 가까웠다.


실제 지난해 맞대결 당시 수원FC위민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몸싸움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길영 감독 역시 “그때는 우리 선수들이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며 솔직하게 돌아봤다. 그는 “당시에는 총성 없는 경기처럼 흘렀다. 전반 끝나고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다를 것”이라며 설욕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수원FC위민의 분위기는 분명 좋다. 지난 3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8강전에서는 지난 시즌 AWCL 우승팀 우한 장다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며 아시아 무대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 감독은 “내고향이 강팀인 것은 인정하지만 수원FC만의 축구로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경기에는 남북 여자축구 클럽 사상 첫 한국 개최 맞대결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것으로 알려렸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상대가 북한 팀이라 관심이 큰 것 같다. 반드시 좋은 경기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