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 등 택배 5사, 계약서 미발급·부당특약…공정위, 과징금 30억7800만원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5.18 12:00  수정 2026.05.18 12:01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쿠팡, CJ대한통운 등 5개 택배업자가 안전사고를 초래하는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고,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5개 택배사업자가 영업점·터미널 운영사업자, 화물운송사업자에게 택배·배송 등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고, 계약 서면을 미발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0억7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다. 5개 택배사업자는 쿠팡, CJ대한통운, 롯데, 한진, 로젠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5개 택배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은 90.5% 이상을 넘긴다.


이러한 경쟁 상황에서 택배 5개사는 ▲안전사고 관련 배상책임이나 물품의 훼손·분실에 따른 배상책임 등을 영업점 등에게 전가 ▲기준이 모호한 ‘계약상 의무 불이행이 발생한 경우에도 소명 기회를 제공하거나 최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계약을 즉시 해지 등의 특약을 설정했다.


이같은 행위가 영업점의 택배종사자들에 대한 불공정한 사고처리, 부당한 계약해지, 노조활동 불이익 등의 부당한 처우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8월부터 전국 단위 물류망을 갖춘 상위 5개 택배사업자를 조사대상으로 선정,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시행 중인 계약서 등 총 9186건을 전면 검토했다.


조사 결과, 5개 택배사업자는 ▲안전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영업점 등에게 전가하는 특약 ▲현금 담보 기간 중 발생된 이자수익을 반환하지 않는다는 특약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를 영업점 등이 배상하도록 하는 특약 ▲부동산으로 담보를 제공 시 발생하는 비용 일체 영업점에 부담시키는 특약 등 영업점의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공정위는 부당특약에 대한 재발방지명령을 부과하고, 심의일 현재 계약서 수정 및 재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사업자에게는 부당특약 수정·삭제 명령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부당특약을 적용받는 계약 건수와 수급사업자 수가 상당하고 사업자들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 법 위반이 장기간 이뤄졌다는 점 등을 고려해 총 과징금 24억78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서면 발급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5개 택배사업자들이 택배 물품의 집화·배송, 물류터미널 운영 및 터미널 간 화물운송 용역 등을 영업점 등에게 위탁하면서, 총 2055건의 계약에서 계약 서면을 용역수행 시작일까지도 발급하지 않았으며 최장 761일이 지나 발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택배사업자들이 ‘서면을 적시에 발급하지는 않았지만 뒤늦게라도 발급이 됐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관련 건수가 상당하고, 사업자 대부분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로서 하도급거래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 위법성이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서면 발급 의무 위반행위에 대해 향후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로젠을 제외한 4개 택배사업자에게 과징금 총 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5개 택배사업자들은 사건 조사 및 심사과정에서 부당 특약에 대해 시정안을 제출하고, 영업점 등과 변경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의결서송달일로부터 90일 안에 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한다. 롯데는 변경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택배종사자들의 안전사고와 업무가중을 방지하기 위한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심사과정에서 택배사업자들로 하여금 문제된 특약 전부를 신속하게 시정하고, 계약관리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계약서면 미발급 관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도록 한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불공정 하도급거래관행이 택배 종사자들의 온열질환과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따라 공정위와 노동부,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택배사업자들의 작업현장을 불시 점검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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