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조단위 아니다”…홍콩ELS 과징금 1조 아래 가능성
금융위 “단순 감액 아닌 사실관계·법리 재검토” 강조
은행권 행정소송 부담 여전…추가 감경 여부 촉각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안을 금융감독원에 돌려보낸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과징금 규모가 “조단위는 아닐 것”이라고 밝히면서 제재안 재산정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감경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금융위는 단순 감액보다는 사실관계와 법리 정합성을 다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종료 후 데일리안과 만나 “1조 아래로 내려가느냐”는 질문에 “그건 당연히 아래로 내려간다”며 “조단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ELS 과징금이 너무 과하다는 점을 금감원도 의견을 달아 금융위에 올렸던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홍콩ELS 과징금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논의하려고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금융위 회의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에서 홍콩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증권사 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지만 의결하지 않고 금감원에 사실관계·법리 보완을 요구했다.
안건소위 단계 보완 요구는 종종 있었지만 정례회의 상정 후 다시 금감원으로 넘어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금융위에 올라간 과징금 규모는 약 1조4000억원대다. 금감원은 당초 약 2조원 수준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지만, 제재심 과정에서 감경해 금융위에 넘겼다.
실제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감원의 감경 방향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읽힌다.
다만 금융위는 감경 자체보다 법리와 사실관계 정비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특정하고 어떤 법리를 적용할지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과징금 규모만 놓고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금액 자체를 논의하는 단계라기보다 법리와 사실관계가 제대로 맞물리는지를 보는 단계”라며 “그 작업이 정리돼야 최종 과징금 규모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특히 금감원이 설명의무 위반과 부당권유 금지 위반을 동시에 적용한 법리 구조와 은행·증권사별 검사 기준 차이에 대해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추가 감경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은 이미 약 6000억원 규모의 ELS 관련 충당금을 선반영한 상태다.
금감원이 과징금 규모 축소를 시사했지만 결론이 나오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자율배상을 적극 진행하면 제재 감경에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은행권도 그 기조에 맞춰 배상에 나섰지만 이후 제재 논의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배상을 했는데도 대규모 과징금이 유지되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 결론이 쉽게 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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