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라이벌로…제베원·앤더블 5월 동시 컴백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5.15 07:09  수정 2026.05.15 07:09

프로젝트 그룹 종료 후 ‘잔류’와 ‘재데뷔’ 동시 전개

한때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무대에 섰던 멤버들이 5월 나란히 출격한다. 제로베이스원은 성한빈, 김지웅, 석매튜, 김태래, 박건욱 5인 체제로 컴백하고, 장하오, 리키, 김규빈, 한유진은 유승언과 함께 신인 그룹 앤더블(AND2BLE)로 데뷔한다. 프로젝트 그룹 활동 종료 이후 일부는 기존 팀에 남고, 일부는 새 그룹으로 출발하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가 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제로베이스원 ⓒ웨이크원

14일 웨이크원에 따르면 제로베이스원은 오는 18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어센드-’(Ascend-)를 발매한다. 이는 제로베이스원의 '2막'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예정된 2년 6개월 동안 9인 완전체 활동을 마무리한 그룹은 성한빈, 김지웅, 석매튜, 김태래, 박건욱 5인이 재계약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반면 YH엔터테인먼트 소속 장하오, 리키, 김규빈, 한유진 4인은 엠넷 '보이즈플래닛'에 함께 참가한 이븐 출신 유승언과 앤더블로 출격한다. 이들은 오는 26일 첫 번째 미니앨범 ‘시퀀스 01: 큐리어시티’(Sequence 01: Curiosity)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한다.


과거 프로젝트 그룹은 정해진 활동 기간이 끝나면 멤버들 모두가 각자의 원소속사로 돌아가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아이오아이(I.O.I)와 워너원(Wanna One) 시절만 해도 활동 종료 이후의 공식은 ‘각자도생’에 가까웠다.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은 전소미·김청하처럼 솔로로 나서거나, 구구단, 위키미키, 프리스틴, 다이아, 우주소녀 등 그룹 활동, 배우로 전향한 김소혜까지 다양한 자리로 흩어졌다. 하지만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가 합류한 그룹 상당수는 해체했거나 장기간 완전체 활동이 멈춘 상태다.


워너원 역시 활동 종료 후 멤버들이 솔로, 배우, 새 그룹, 본래 팀 복귀 등으로 나뉘며 개별 활동으로 성과를 낸 멤버들은 있었지만, 워너원이라는 이름으로 묶였을 때의 팬덤 결집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원그룹의 막강한 화력이 파생 그룹으로 온전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결국 아이오아이는 10주년을 기념해 앨범과 투어를 준비했고, 워너원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워너원 고: 백 투 베이스’를 통해 7년 만에 다시 뭉치게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케플러는 프로젝트 그룹의 수명을 연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케플러는 2024년 마시로와 강예서를 제외한 멤버들과 재계약을 맺고 팀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케플러의 잔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시장성이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의 성과가 뚜렷했다. 케플러의 일본 정규 1집 ‘케플고잉’(Kep1going)은 빌보드 재팬 앨범 세일즈 차트 정상에 올랐고, 발매 첫 주만에 11만 6264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며 일본 레코드협회(RIAJ)로부터 누적 출하량 10만 장 돌파 기준의 '골드' 음반 인증을 받았다. 음원 시장에서는 데뷔곡 '와다다'(WA DA DA)가 누적 스트리밍 1억 회를 넘기며 RIAJ 플래티넘 인증을 따냈고, 이를 기반으로 오리콘 신인 부문 매출액 1위와 제64회 일본 레코드 대상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각자 흩어져 새 팀을 띄우는 것보다 이미 검증된 프로젝트 그룹의 팬덤과 시장성을 유지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제로베이스원 5인의 잔류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앤더블 ⓒYH엔터테인먼트

다만 제로베이스원은 기존 9명 중 절반의 멤버가 모두 YH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 때문에 같은 소속사 멤버 4명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에서 특수성이 크다. '보이즈 플래닛'에 함께 참가해 4인 팬덤에 익숙한 유승언이 합류해 팬덤 서사와 무대 경험을 가진 멤버들이 중심축을 이룬 새로운 팀이 만들어진 것이다.


멤버 개인의 팬덤 기반도 앤더블의 출발선을 높이는 요소다. 장하오는 ‘보이즈 플래닛’ 최종 1위로 제로베이스원의 센터에 오른 멤버다. 제로베이스원 데뷔 앨범 예약판매 당시 장하오 중국 팬베이스가 24시간 안에 10만 장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중화권 팬덤 구매력이 확인됐다. 한유진 역시 제로베이스원 활동을 통해 국내 팬덤 결속력을 키운 멤버로 꼽힌다.


데뷔 프로모션 규모도 기존 팬덤 수요를 전제로 한 행보로 읽힌다. 앤더블은 데뷔 직후 아시아 4개 도시에서 쇼콘서트 ‘웰컴 투 큐리어스’(Welcome to Qurious)를 연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일본 K-아레나 요코하마, 지라이온 아레나 고베, 마카오 더 베네시안 아레나를 순회한다. 신인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아레나급 공연장을 예고했다는 점은 팬덤 동원력을 기대하게 하는 지점이다.


물론 두 팀 모두 섣부르게 성공을 판단할 수는 없다.제로베이스원은 기존 팀명과 활동 서사를 이어가지만, 9인에서 5인으로 바뀐 만큼 새로운 정체성을 설득해야 한다. 앤더블 역시 팬덤 기반이 탄탄한 멤버들이 모였다고 해도, 제로베이스원 출신이라는 후광을 넘어 독자적인 음악과 팀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같은 달 활동이 이뤄지는 만큼 팬덤 내 비교와 성적 경쟁도 피하기 어렵다.


한때 같은 이름으로 활동했던 멤버들은 이제 서로 다른 팀으로 5월 가요계에 나선다. 제로베이스원은 기존 팬덤을 붙잡은 채 5인 체제의 새 장을 열고, 앤더블은 검증된 팬덤 기반과 대형 프로모션을 앞세워 데뷔한다. 과거 프로젝트 그룹 출신 파생 팀들이 원그룹의 화력을 이어받지 못했던 사례가 많았던 만큼, 두 팀의 동시 출격은 프로젝트 그룹 이후의 경쟁이자 상생 가능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