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참전국 기리는 광화문 '감사의 정원', 우여곡절 속 12일 공개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5.12 13:11  수정 2026.05.12 13:12

지상 조형물 '감사의 빛 23'·지하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

건립 적극 추진했던 오세훈도 참석…참전용사에 조형물 직접 설명하기도

'참전국' 에티오피아 대사 "참전용사에 보내는 영원한 감사의 마음 담아"

與 "'감사용' 아닌 '선거용'"…野 "갈라치기·이념 색안경 끼고 바라봐"

12일 공개된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 모습.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서울시가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광화문광장에 건립한 '감사의 정원'이 12일 시민에게 정식 공개됐다. 감사의 정원은 일상 속에서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착공됐으나 건립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공사중지 명령과 진보 진영의 반발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6·25 참전 22개국 주한대사와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회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영국 국적 방송인 피터 빈트씨가 맡았다.


피터씨는 준공식 시작에 앞서 "한국전 참전국인 영국 출신으로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의 사회를 맡게 돼 진심으로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등 7개국서 석재 기증…연말까지 5개국 기증 석재 추가 활용


감사의 정원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6·25전쟁 참전 23개국을 상징하는 지상부 상징조형물 '감사의 빛 23'과 지하의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된다.


'감사의 빛 23'은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그리스, 필리핀, 태국,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콜롬비아,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 룩셈부르크, 스웨덴, 노르웨이, 인도,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과 국군 참전용사의 헌신으로 이뤄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상징하는 6.25m 높이 23개 조형물이다. 참전국이 기증한 석재를 활용해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네덜란드, 인도, 그리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독일 등 7개국에서 기증한 석재가 '감사의 빛 23'에 활용됐다. 석재 기증 의사를 밝힌 스웨덴, 호주, 미국, 태국, 터키 등 5개국의 석재도 올 연말까지 활용될 예정이다.


매일 저녁 8시~11시(동절기 저녁 7시~10시)에는 23개 조형물에서 쏘아 올린 빛이 광화문 일대 밤하늘을 수놓는 야간 빛 연출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국경일이나 특별 행사 시에는 점등 시간과 색상 등을 조정해 서울의 새로운 야경 명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빛 연출은 30분 간격으로 10분씩, 하루 6회 운영된다.


지하에 조성된 '프리덤 홀'은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도약한 성장 과정과 달라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조성됐다.


지하 미디어 시설의 핵심인 '메모리얼 월'에서는 대한민국과 22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23개의 삼각 LED를 설치해 '블룸투게더'와 '평화의 폭포수' 2편의 콘텐츠를 상영한다.


블룸투게더는 참전국 국화(國花)를 모티브로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피어났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평화의 폭포수는 참전용사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경의를 암벽과 폭포로 표현했다.


'연결의 창'에서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실시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월드포털'과 인공지능(AI)로 복원한 6·25 전쟁 관련 사진을 관람할 수 있는 '되살아나는 과거' 등 과거와 현재의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됐다.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하에 조성된 프리덤 홀. ⓒ서울시
市 "감사의 정원, 기억과 연결의 장 될 것"…건립 과정서 우여곡절도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감사의 정원에는 참전 용사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그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며 "22개 참전국과 함께 완성한 이 공간은 이제 단순한 서울의 명소를 넘어 전 세계와 세대를 하나로 잇는 기억과 연결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감사의 정원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사랑받기를 기원한다"며 "글로벌 서울이 기억과 감사, 평화의 가치를 품은 진정한 글로벌 도시로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재임 당시 감사의 정원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준공식을 찾아 참전용사들과 함께 감사의 정원 곳곳을 둘러보며 직접 조형물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데시 달키 두카모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는 "이 정원(감사의 정원)은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이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용감한 참전용사들에게 보내는 영원한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며 "에티오피아는 어려운 시기 한국 국민·국제사회와 함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의 정원은 건립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서울시가 공사 과정에서 국토계획법과 도로법을 위반한 사실을 화긴했다며 서울시에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직접 지난해 11월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총' 석재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감사의 정원을 놓고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이날 서울 청량리역에서 가진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전에 졸속으로 추진하고 개장식까지 하겠다고 한 걸 보면 참전국에 대한 '감사용'이 아니라 '선거용'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감사의 정원을 향한 진보 진영 측 비판에 대해 "호국(護國)마저 극우로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채수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고 감사의 뜻을 새기는 공간이 어떻게 극우의 전유물이 될 수 있는가"라며 "모든 사안을 갈라치기와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민주당의 편협한 세계관이 참담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12일 공개된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에 조형물에 영국(사진 왼쪽), 호주, 네덜란드(사진 오른쪽) 등 참전국 국기가 부착돼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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