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조선소 적자, 시스템 몫?…한화시스템 노조 "성과급 감소 영향 밝혀야"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5.11 14:05  수정 2026.05.11 14:05

한화노협 11일 기자회견…초기업 노조 검토 및 투쟁 예고

시스템 노조 "방산 실적 성장에도 지급률 감소" 구조 문제 제기

사측 "성과급 별도 실적 기준, 필리조선소 실적과 연계 안돼"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가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한화시스템 노동조합이 “미국 필리조선소 부담이 성과급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방산 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화시스템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해외 조선소 손실 부담이 노동자 성과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이하 한화노협)는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의 대화 거부를 규탄하며, 공동 요구안 이행과 공식 교섭을 촉구했다.


이날 한화오션과 한화토탈 등 계열사 노조들이 안전 및 노동 환경 악화 문제 등을 제기한 가운데 한화시스템 노조는 성과급 지급률 하락 배경으로 필리조선소 운영 부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성종 한화시스템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방산 부문 실적은 성장했음에도 2026년 성과급 지급률은 감소했다”며 “필리조선소 운영 자금 부담과 손실 반영이 그룹 평가와 재무지표, 성과급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시스템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중동 지역 천궁-II 수출 확대와 KF-21 양산 사업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고,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당기순손실은 9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실적 둔화에는 필리조선소 손실 영향이 반영됐다. 필리조선소가 포함된 기타 사업 부문은 올해 1분기 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노조는 특히 한화시스템이 필리조선소 부담을 함께 지는 구조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 지역의 상선 건조 조선소로, 한화그룹이 북미 조선·방산 시장 확대를 위해 인수한 자산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특수선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인 한화오션과의 사업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보다 방산·ICT 중심 사업 구조를 가진 한화시스템이 조선소 부담을 함께 안는 구조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노조는 필리조선소 손실이 그룹 평가와 재무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결국 성과급 지급률 감소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업에서 성과를 낸 노동자들이 해외 조선소 리스크 비용을 성과급 축소와 비용 절감 방식으로 떠안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성종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자가 성과를 내면 회사는 성장하지만, 회사가 다른 사업에서 손실을 떠안으면 노동자 성과급은 줄어든다”며 “이런 구조라면 노동자에게 성과를 요구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필리조선소는 조선 사업과 직접 연결되는 자산임에도 한화시스템이 지분 인수 주체로 참여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정작 현지 업무 협력은 한화오션과 이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 측은 필리조선소 인수를 미국 조선·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 투자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함정 전투체계·센서 기술과 한화오션의 조선 역량을 결합해 향후 미국 함정 사업과 MRO 시장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노조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개별 평가 기준에 따라 사업과 직결된 비재무 목표와 재무 목표 결과로 산출된다”며 “연간 연결 실적이 아닌 별도 실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만큼 자회사인 필리조선소 실적 연결과는 연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현지 사업에서 한화오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맞지만, 향후 함정 핵심 시스템 분야에서 한화시스템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화노협은 한화그룹이 공동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초기업 노조 출범 검토와 함께 한화빌딩 앞 집회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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