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전 중심 북미 매출 큰 기업 관세 환급 기대감 확산
수익성 악화 부담 해소 가능성…수천억원 환급금 예상
실제 환급 여부와 규모는 불투명…"지켜봐야 할 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엔 존 사우어 법무차관(맨 왼쪽),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 셋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연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관세 환급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 가전업체들이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대에 달하는 부담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 환급 여부와 시점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10% 글로벌 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조치가 무역법 122조에 의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잇따라 사법부 판단에 가로막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미국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시행했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대통령 권한 남용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안 성격으로 도입된 10% 글로벌 관세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트럼프식 보호무역 정책 전반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재판부는 문제를 제기한 수입업체들에 이 관세를 적용할 수 없도록 영구 금지 명령을 내리고, 이미 납부한 관세는 이자와 함께 환급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관세로 대부분의 수입 제품에 10% 수준의 추가 비용 부담을 안고 있던 한국 기업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생활가전 사업에서 북미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에 적용된 추가 관세 규모가 연간 수천억원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양사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멕시코, 베트남 등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며 대응해 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환급 절차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내에서 관세를 납부했기 때문에 관세 환급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북미 가전 판매 규모를 감안하면 환급 대상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러 관세 정책이 사실상 힘을 잃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환급금을 통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북미 TV·가전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누적 기준 수천억원대 환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관세 적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급 대상 규모 역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환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영향으로 상급심 판단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관세 부담을 판매가격과 비용 절감으로 버텨왔지만 실제 환급이 이뤄질 경우 수익성 개선 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며 "아직은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관세 적용에 따른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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