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두 달 만에 ‘산악마라톤’ 논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5.07 09:57  수정 2026.05.07 10:29

9일 1500명 규모 산악마라톤 예정

지난 1·2회 대회 때 자연 훼손 논란

시민·환경 단체 “대회 취소” 요구

국립공원 “공원 지정 전 허가난 상황”

금정산 모습. ⓒ연합뉴스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두 달여 만에 산악마라톤 대회로 생태계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주)비프라이드가 주최하는 해당 대회는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대운동장을 출발해 백양산과 금정산 능선을 따라 달리는 산악마라톤이다. 코스는 12㎞, 24㎞, 37㎞, 50㎞ 4개로, 전체 참가자는 1500명 규모로 알려졌다.


행사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범시민금정산보존회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 등은 안전사고와 자연 훼손을 우려하며 대회 취소를 요구 중이다.


국시모 등 10개 환경·시민 단체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금정산은 1782종의 야생생물과 13개 습지가 분포하는 생태의 보고이자 국가유산 127점이 자리한 살아 있는 역사의 무대”라며 “국립공원이자 국가유산이라는 이중 보호구역은 그에 걸맞은 엄격하고 책임 있는 관리를 요구한다. 산악마라톤 대회는 그 책임을 정면으로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시모 등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3회째다. 지난 1, 2회 대회 당시 금정산성을 통과했는데, 어떤 행정 협의나 허가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게 국시모 주장이다.


국시모는 “대회 결과 대규모 인원이 금정산성을 통화하면서 안내판을 성벽에 부착하고, 등산 지팡이(스틱)로 성돌을 손상했다”며 “이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오는 9일 금정산국립공원에서 열리는 산악마라톤 대회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부산시청 광정에서 하고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나아가 “이번 대회 또한 사적 보호구역을 통과하면서도 국가유산 현상변경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국가유산청이 사적 구간이 허가 대상임을 부산시와 금정구에 통보하고 나서야 두 지자체가 코스 변경 등 뒷수습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이에 국시모 등은 대회를 즉각 취소하고 지난 1, 2회 대회 때 발생한 금정산성 훼손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더불어 국립공원공단에 대회 참가자의 공원 출입을 즉각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국시모 등은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행사를 허가한 부산시와 금정구, 대회를 강행한 주최 측, 직무를 방기한 국가유산청과 국립공원공단에 대해 공익감사 청구, 형사고발,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 고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대회와 관련해 자연공원법상 단체 행사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아직 금정산 보전관리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기존 행사 개최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이미 대회는 승인이 난 상황”이라며 “다만 대회 전에 코스나 이런 부분을 저지대 쪽으로 변경했고, 대회 당일에 현장에 직원들을 배치해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저지대 쪽은 대부분 도로포장이 돼 있어서 답압(踏壓, 밟아 누르는 힘)으로 인한 훼손은 덜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환경 문제는 부산사무소(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최대한 잘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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