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노사 본사 부산 이전 전격 합의
李 정부 주요 공약…지역 사회는 환영
의사결정 비효율 우려…이중 허브 구조 대안
HMM 컨테이너선 ⓒHMM
HMM 노사가 본사 부산 이전에 합의하며 파업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번질 경우 대규모 물류 차질이 불가피 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합의가 갈등의 봉합에 가까운 만큼 향후 이전 규모와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업 대신 ‘부산 이전’…주총 통과 수순
5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최근 본사 부산 이전에 합의했다. 당초 육상노조는 오는 8일 열리게 될 임시 주주총회 저지를 위해 대표이사 고소에 이어 파업까지 예고하며 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물류 대란에 대한 부담과 여론을 고려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HMM 측 역시 “노사 간 이견으로 인해 파업으로 치달을 경우 국내외 물류 마비 및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임시 주총에서 본점 소재지 변경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HMM은 이후 이전 등기 등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 집무실을 부산으로 옮긴 뒤 세부 이전 방식에 대한 노사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 북항 일대에 랜드마크급 사옥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번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공약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해 해운·항만 산업의 집적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HMM 본사 이전이 결정된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약속하면 지킵니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합니다”라며 강조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해운·항만·금융·정책 기능이 집적되며 부산이 ‘해양 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부산연구원은 HMM 이전 시 해양 산업 특성상 높은 고용 승수 효과가 발생해 직원 1인당 약 4.85개 연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전 규모·방식은 ‘미지수’…비용·경쟁력 논쟁 지속
다만 이번 합의가 갈등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사가 합의한 범위는 정관상 본점 소재지와 대표이사 집무실 이전에 국한돼 있어 실제 조직과 인력이 얼마나 부산으로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HMM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것은 정관상 본점 소재지와 대표 집무실 이전”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직원) 이동 규모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해운업 특성상 주요 화주와 금융, 법률 서비스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본사 이전이 단순한 물리적 이동에 그칠 경우 오히려 의사결정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해운·물류 전문가는 “과거 정책 금융기관의 선박 금융 기능 일부를 부산으로 이전했을 때도 법률·금융 파트너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며 “단순한 물리적 이전 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양 수도라는 상징성보다 화주와 금융 인프라 접근성, 영업 효율 등 실질적인 비용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운 산업은 자본 집약적이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핵심인 만큼 인위적 이전보다는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선행돼야 한다”며 “서울은 금융·화주 네트워크 중심지로, 부산은 운항·현장 거점으로 활용하는 이중 허브 구조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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