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5년 9월 4주 : 육각수 ‘흥보가 기가 막혀’
◆가수 육각수는,
도민호와 조성환으로 구성된 남성 듀오로, 199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흥보가 기가 막혀’를 선보이며 금상과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이들은 국악과 랩을 접목한 파격적인 음악 스타일과 갓을 쓰고 개량 한복을 입는 독창적인 콘셉트로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뷔곡 ‘흥보가 기가 막혀’의 성공을 발판으로 육각수는 1995년 각종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들은 후속곡으로 서정적인 발라드 ‘다시’를 발표하며 음악적 반전을 꾀하기도 했으며, 1996년 발표한 2집에서는 타이틀곡 ‘Mr.건망증’을 통해 레게와 힙합을 넘나드는 등 장르적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2집 활동 이후 멤버의 군 입대 등으로 긴 공백기를 가지면서 점차 활동이 뜸해졌다. 안타깝게도 멤버 도민호는 오랜 위암 투병 생활 끝에 2017년 세상을 떠났으며, 현재는 원년 멤버인 조성환이 육각수의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흥보가 기가 막혀’는,
육각수 멤버들이 속해있던 음악 동아리의 선배인 정흥철이 작사, 작곡한 노래다. 군 시절 국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그가 판소리의 형식에 당시 유행하던 랩과 댄스 비트를 결합하여 완성했다.
이 곡은 가요제 음반 판매량을 급증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식 데뷔 후에는 KBS2 ‘가요톱10’,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 SBS ‘TV가요 20’ 등 방송 3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제5회 서울가요대상에서도 신인상을 차지했고, KBS 가요대상에서도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했다.
순위를 넘어 ‘판소리 랩’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10대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모두가 따라 부르는 ‘국민가요’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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