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李대통령 복심' 총무비서관
민주당 "김현지 국감 소환 절대불가" 견지
국민의힘 "30여년 동안 靑 총무비서관이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은 전례 없다" 반박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정면으로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출범 6개월은 허니문 기간"이라며 김현지 총무비서관 출석 절대 불가 입장을 못박자, 국민의힘은 '허니문'과 일개 비서관 국감 출석이 대체 무슨 상관이냐며 "30여 년간 총무비서관이 국감에 나오지 않은 전례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여야는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는 11월 6일 열리는 운영위 국정감사에 김 총무비서관이 기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 시민운동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는 핵심 측근인 김 총무비서관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소위에도 불참한 바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4대 국회 이후 총무비서관은 단 한 번도 증인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며, 홍인길·정상문·김백준·이재만 등 소위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던 전임 총무비서관들도 모두 국감에 출석했단 점을 짚었다.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며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음으로써 '뭔가 숨기는 것이 있지 않느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보통 정부 (출범 후) 6개월은 허니문 기간으로, 정부에 협조적인 게 그동안 관례였다"고 받아쳤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직원들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아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여야 협의가 어렵기 때문에 국감 증인을 준비된대로 채택해달라"고 거들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도 지지 않고 "그 논리면 부처에서도 장·차관만 나오면 되느냐"고 지적했고,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김 비서관이 뭣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지만, 민주당 의원들께서 흥분하면서 부르면 안 된다고 하는 반응을 보니 더 불러봐야 될 것 같다"고 꼬아 말했다.
유상범 "김현지는 불러선 안될 존엄이냐"
곽규택 "흥분해서 안된다니 더 불러봐야"
문진석 "허니문 기간엔 협조적인게 관례"
박상혁 "국가 위기에 해야할 역할 있어"
김은혜 의원 또한 "민주당 의원들이 막으면 막을수록 '김현지 비서관이 진짜 실세구나' '만사현통이구나' 입증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뭐가 두려워서 증인 출석을 막느냐"고 직격했다.
공방은 격화돼 급기야 서로를 향해 "공당이 아니다"라는 거친 말까지 오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가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빗대 "김 총무비서관이 뭐라도 되느냐"며 역공을 편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반발하는 것을 두고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이"고 했는데, 이를 비틀어 되받은 것이다.
김 총무비서관은 이 대통령을 30년 가까이 보좌해온 '성남 라인' 실세로 불리지만, 외부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베일에 싸인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5일 예산특위에서도 관례를 깨고 하급자인 김 비서관 대신 되레 상급자인 류덕현 대통령실 재정기획보좌관이 대참했다. 류 보좌관은 "차관급 인사로서 예결위 공지에 따라 참석한 것"이라며 "총무비서관도 관련은 있지만 국가기구 예산·결산은 재정기획보좌관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최측근일수록 직접 나와야 한다"며 김 비서관 출석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운영위에서는 여야 대립이 좁혀지지 않아 민주당 소속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증인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치지 않고 간사 간 협의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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