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美 특허 장벽 봉착한 에피스·셀트리온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9.05 13:07  수정 2025.09.05 13:31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시밀러 진출 활발

삼바에피스, 셀트리온 시밀러 글로벌 경쟁력 확보

오리지널 개발사와의 소송전에 미국 출시는 깜깜

안 질환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연간 약 13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 문이 열렸지만, 가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는 예상치 못한 특허 장벽에 부딪히면서 각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진 모습이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 주요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일리아 미국 독점권은 지난해 5월 소멸됐고, 유럽 물질특허는 오는 11월 만료된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황반변성이란 눈의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 노화로 인해 손상돼 시력이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미국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는 혈관내피생성인자(VEGF)를 차단해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고, 망막 부종과 손상을 예방해 시력 저하를 완화시킨다.


혁신적인 치료 효과 덕분에 아일리아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2023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94억 달러(약 1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안과 질환 분야를 넘어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과다. 시장 전반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2028년 약 132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2023년 1월 아일리아 국내 물질 특허가 만료된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선제적으로 각각 아일리아 시밀러 ‘아필리부’와 ‘아이덴젤트’를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필리부는 2024년 2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같은해 5월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됐다. 이후 ‘오퓨비즈’라는 수출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EMA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는 지난해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9월 국내 출시를 완료했다. 올해 2월에는 EMA 허가를, 4월에는 호주의약품청(TAG) 허가를 획득했다.


그 외에도 삼천당제약이 지난 6월 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아일리아 시밀러 ‘SCD401’에 대해 품목 허가 긍정 의견을 받아 8월 최종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삼천당제약은 유럽 특허가 만료되는 1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도 ‘아이럭스비’의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 아이덴젤트 ⓒ셀트리온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약가와 동등한 효과로 아일리아 시밀러들은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아필리부와 아이덴젤트의 국내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30% 이상 저렴한 35만원, 33만원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최근 아이덴젤트 글로벌 3상 52주 장기 임상 데이터에서 오리지널과 동등한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일리아 매출의 약 6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은 특허 소송전에 가로 막힌 모습이다. 아일리아의 미국 물질 특허는 2023년 6월 만료됐으나, 오리지널 개발사 리제네론은 2027년 6월까지 유효한 제형 특허를 방패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미국 법원은 이들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품목 허가를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퓨비즈는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가 제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구체적인 특허 소송 사항은 대외비라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지널 개발사의 특허 장벽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당분간 유럽 시장에 집중하며 미국 시장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특허가 만료되는 유럽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특허 리스크로 인해 출시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현재 기업들의 최우선 공략지는 유럽이 됐다”며 “유럽 시장에서 거둔 성과와 쌓인 처방 데이터가 향후 리제네론과의 특허 합의나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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