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사건' 병합하면 무조건 재판 지연인데…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3.11.06 10:47  수정 2023.11.06 12:43

서울중앙지법, 3일 재판서 이재명 '위증 교사 사건' 병합여부 결정 미뤄

이재명 "피고인 방어권 보장차원서 병합돼야"…검찰 "대장동 사건과 성격 달라"

"위증 교사 병합하면 1심 재판에만 수년 걸려…재판 심각하게 지체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1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백현동 특혜 개발', '위증 교사' 등 네 사건으로 기소된 가운데, '위증 교사' 사건이 다른 사건들과 병합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증 교사 사건을 따로 떼내 재판하면 단기간에 유무죄를 가릴 수 있으나, 병합될 경우 '대장동 개발비리' 등 다른 사건들 재판이 아직 초기 단계인 까닭에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최근 위증 교사도 병합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검찰은 따로 재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는 지난 3일 재판에서 위증 교사 병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뤘다.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는 "가장 관심이 많은 위증 교사 병합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음에 공판 준비 기일을 한 차례 열어 그때 최종적으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위증 교사 사건은 배당된 지 3주 가까이 병합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위증 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증인 김모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백궁 파크뷰 특혜 의혹'을 KBS PD와 취재하면서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토론회에서 "검사를 사칭하지 않았고 누명을 썼다"고 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이 사건 재판에서 위증 교사를 했다는 혐의가 이번에 추가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위증 교사 병합 여부에 대해 이 대표 측과 검찰은 정반대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피고인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병합돼야 한다"고 했다. 형법은 피고인 한 명이 여러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 가장 무거운 형을 기준으로 가중하게 하고 있다. 범죄별로 선고된 형을 합산하는 것보다 피고인에게 유리하다. 또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지난 9월 말 백현동과 위증 교사를 하나로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니 재판도 병합하는 게 옳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검찰은 "위증 교사는 대장동 등과 서로 성격이 달라 병합하면 안 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대장동, 위례, 성남FC와 백현동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인허가권을 바탕으로 비리를 저질렀다는 내용이고, 위증 교사는 경기지사 선거와 관련한 사법 방해 사건이라는 것이다. 또 검찰 관계자는 "위증 교사를 병합하면 1심 재판에만 수년이 걸려 재판이 심각하게 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증 교사 사건을 따로 떼내 재판하면 단기간에 유무죄를 가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대표가 증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위증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지난 9월 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제출됐다. 당시 영장을 기각한 판사도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장동 등 다른 사건들도 재판이 초기 단계라 위증 교사를 병합하면 네 사건 모두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대장동·위례는 정식 공판이 지난달 6일 처음 열렸고 일부 증거 조사만 이뤄졌다. 성남FC와 백현동은 심리 시작도 못 했다.


한 법조인은 "대장동 등 장기간에 걸쳐 여러 사람이 개입한 복잡한 사건들을 차례로 심리하면 위증 교사에 대한 심리를 언제 착수할 수 있을지 짐작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작년 9월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사건도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에서 절반 정도만 심리가 진행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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