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결국 특정 정치성향 피했다…권영준·서경환 대법관 후보 임명 제청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06.09 19:09  수정 2023.06.09 20:02

대법원 "후보자들, 시대 변화 읽어내는 통찰력…해박한 법률 지식과 공정한 판단 능력 겸비"

"권영준 후보자, 이론과 실무 겸비한 법학자"…국내 민사법학계 대표적인 권위자

"서경환 후보자,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세월호 판사' 별칭

尹대통령,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하면 인사청문회 등 후임 인선 절차 본격화…통상 1개월 소요

권영준(왼쪽), 서경환(오른쪽) 대법관 후보자.ⓒ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7월 퇴임하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서경환(57·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권영준(53·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두 후보자 모두 특정 정치 성향을 띠는 인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이 특정 이념 성향을 가진 후보자가 임명제청될 경우 임명을 보류할 수도 있다고 한만큼, 김 대법원장이 논란이 된 후보자를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두 후보자를 제청하면서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은 물론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과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췄고 해박한 법률 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한, 권 교수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법학자라며, 학문적 성과가 탁월하고 후학을 열정적으로 양성하면서 법률가로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해 선정했다고 전했다. 서 부장판사는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사법행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에 노력한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민유숙·노정희·오경미 대법관만 남아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김재형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비어있던 교수 출신 대법관 자리는 권 교수가 잇게 된다.


권 교수는 대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35회 사법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1999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에 임용된 뒤 2006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양창수·김재형 전 대법관과 윤진수 서울대 교수의 뒤를 이어 국내 민사법학계의 대표적인 권위자로도 인정받는다. 30여권의 단행본과 80여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해 '민법학의 기본원리' 등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고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론, 법리, 실무' 논문은 한국법학원 법학 논문상을 받았다.


서 부장판사는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거쳤다. 파산·회생 등 도산법 분야에 정통하고 사법행정에도 밝다.


2015년 광주고법에서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결이 유명하다. 당시 양형 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여 '세월호 판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 인물이다.


2012년 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 재판장 시절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당시 서 부장판사는 "경영 공백이나 경제발전 기여 공로 등은 집행유예를 위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실형 이유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은 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그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이 절차는 통상 1개월가량 소요되지만 여야 의견이 갈려 국회 본회의 상정이 늦춰지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의 제청 이후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119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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