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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해진 "민심은 정권교체 바라는데…무산되면 역사의 죄인"


입력 2021.12.19 09:00 수정 2021.12.19 09:0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3선 의원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 인터뷰

"여야 대립·갈등·정쟁 심했던 교육위

정책국감으로 치러내 상까지 받아"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의 3선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민심은 정권교체가 어느 때보다 강한데도 이와 같은 민심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민심이 원하는데도 제1야당이 제대로 못해서 만에 하나 정권교체가 무산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지난 8월 31일 본회의에서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된 조해진 의원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조 의원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교육위원장실에서 △교육위원장으로서 정기국회를 치러낸 소회 △야당 3선 의원으로서 정기국회 지역구 관련 성과 총평 △내년 대선 관련 지역 민심과 선거 상황 진단 등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날 인터뷰에서 조해진 의원은 "교육위는 그동안 국회의 여러 상임위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여야 간의 대립·갈등·정쟁이 심한 위원회로 알려져 있었는데, 내가 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쟁국감을 정책국감으로 치러냈다"며 "언젠가 더 큰 역할을 할 기회가 온다면 우리 정치를 바꾸겠다는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끼어들지 말자, 고함·품평하지 말자"
아침부터 밤까지 국감질의 종일 필기
'전쟁터'였던 교육위에 '평화' 가져왔다
"선한 목적의식으로 노력해서 보람"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지난 정기국회 교육위 국정감사를 주재하면서 위원장석에서 필기한 동료 의원들의 국감 질의 내용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지난 정기국회 교육위 국정감사를 주재하면서 위원장석에서 필기한 동료 의원들의 국감 질의 내용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조해진 의원이 교육위원장으로 내정된 지난 8월말, 의원회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노웅래 의원이 조 의원과 우연히 마주쳤다. 노 의원은 "교육위원장으로 내정됐느냐"며 "조 의원이 하면 교육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정치권에서 교육위를 바라보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 일화다.


8월 31일 본회의에서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되고 이튿날부터 바로 정기국회의 막이 올랐다. 국정감사부터 입법·예산국회까지 이어지는 100일 간의 대장정이다. 조 의원은 취임 일성으로 "상임위를 진행할 때 의사진행에서 기본적으로 세 가지는 지켜달라"며, 동료 의원 발언 중에 △끼어들지 말자 △고함 지르지 말자 △품평하지 말자는 점을 당부했다.


이 세 가지 당부를 중심으로 '전쟁터'였던 교육위의 면모가 일신됐다. 조 의원은 "시민단체에서 국감을 정책국감으로 아주 내실 있게 운영했다며 상을 줬다"며 "국감을 받으러 온 피감기관장이 '내가 지금까지 참석한 국감 중에서 처음으로 토론이 되는 국감이었다'며 감동하더라"고 뿌듯해 했다.


개인적 노력도 결부됐다. 상임위원장은 20일 동안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국감 중에는 "존경하는 ○○○ 의원, 질문하시라"고 하고 발언시간 중에는 '딴짓'을 하는 게 상례였다. 졸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것은 얘깃거리도 안되고, 심지어 자신의 책을 집필하는 사례도 있어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해진 의원은 위원장석에서 동료 의원과 피감기관장의 발언을 내내 필기하면서 경청했다. 웬만한 언론사도 속기사를 채용한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서는 국감 질의응답을 종일 받아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위원회에 사달이 생겨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게 되면 부지불식 간에 위원장은 다 듣는 것으로 전제하고 요구를 한다"며 "'못 들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위원장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좋은 변화란 노력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 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여야가 싸우고 행정부는 와서 싸움을 구경하다가 가는데, 우리 위원회는 사전에 충분히 조율을 해서 단일안을 만들어 교육 예산도 최대한 관철하는 쪽으로 성과를 냈다"며 "상임위원장이 의회의 꽃이라고 하는데, 위원장으로서 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노력해서 괜찮은 상임위를 만드는데 일조해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초선 때는 대통령에 부담 안 드리려…
3선 되면서 15배 더 많은 일을 해냈다
오랫동안 신뢰 쌓으며 인적 관계 형성
하늘에서 떨어진 결과는 결코 아닐 것"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해진 의원은 2008년과 2012년 총선 때 경남 밀양·창녕에서 각각 46.3%와 52.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10만 표 득표를 넘기며 68.0%의 압도적 득표율로 3선 고지에 올랐다. 선거운동을 할 때 "재선 의원은 초선 의원보다 세 배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3선 의원은 재선보다 다섯 배는 더 할 수 있다"는 공언이 표심을 움직인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정기국회가 막을 내린 지금 성과를 묻자, 조 의원은 "내가 말한대로"라며 "솔직히 일이 너무 잘 풀려서 내가 운이 좋은가 싶을 정도로 지역사업들의 성과가 굉장히 많이 났다"고 자신했다.


조 의원은 "숙원이었던 지역의 도로 사업들이 '대박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부사업으로 대거 확정됐고, 특별교부세도 전반기에 48억 원, 후반기에 73억 원을 받아서 121억 원을 받았다"며 "하루 아침에 우연히 인적 관계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와 믿고 반영해주는 관계가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측면도 있으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에 몸담은 3선 의원인데도 지역구 사업에서 유례없는 '대박'을 쳤다는 말에 문득 궁금해졌다. 조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특등공신' 출신이다. 이듬해인 2008년에 국회에 첫 등원했을 때에는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참모 정치인'으로 불렸다. '실세' 였던 초선 때보다 몇 배나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이에 조 의원은 "초선 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굉장히 아끼는 참모 정치인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보니 거꾸로 대통령이 일하는데 부담을 드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대통령과 가깝지 않은 분들도 청와대 채널을 이용해 많은 것을 해결했는데, 나는 부담을 드려야 하지 않겠다는 순진한 생각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지역민들께 미안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답했다.


"지역 민심, 文정권에 대한 실망·불신·
분노로 울분 부글부글 끓어 폭발 직전
우리 당이 제대로 못해 선거 위태위태
정권교체 무산되면 모두가 죄인 된다"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이 17일 국회본청 교육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역구 얘기를 하다가 인터뷰 주제는 내년 3·9 대선을 앞둔 지역 민심으로 향했다. 조 의원은 지역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민심에 비해 선거 판세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조해진 의원은 "지역은 5년 동안의 문재인정권에 대한 실망·불신·분노로 울분이 부글부글 끓어 폭발 직전의 상황으로,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반드시 바꾸고 나라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며 "나도 지난해 총선 때 다시 국회에 돌아가게 되면 나라를 살리는데 온몸을 불사르겠다고 유권자들께 약속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민심에서 이기고 있는 선거를 우리 당이 제대로 못해서 위태위태하게 가고 있다는 염려가 많이 된다"며 "민심이 이렇게까지 바라는데 우리가 제대로 못해서 만에 하나 (정권교체가) 무산되면 모두가 죄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설문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권교체 여론은 49.6%로 정권연장 여론(40.4%)을 눌렀다. 반면 후보 지지율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2.3%, 민주당 이재명 후보 38.5%로 오차범위 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대해 조해진 의원은 "우리 당이 선거운동을 전략적으로 하지 못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점수를 잃어, 정권교체 여론도 낮아지게 만들고 후보 간의 격차도 박빙으로 가고 있는 현 상황이 상당히 걱정된다"며 "전략적으로 겸손하게만 했더라도 민심이 워낙 압도적이라, 쉬운 선거라는 것은 없어도 무난히 원만하게 큰 위기 없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밀양고와 서울법대를 나온 조해진 의원은 1992년 박찬종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1997년 박찬종 후보 △2002년 이회창 후보 △2007년 이명박 후보를 보좌해 대선을 치렀다. 하나같이 '있는 말 없는 말'을 동원한 극심한 네거티브 공세를 당했던 주역들로, 이 중 박찬종·이회창 후보는 끝내 흑색선전으로 무너진 반면 이명박 후보는 이를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조해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대변인단장을 했으니 대선을 다섯 번째 치르고 있는데, 이런 노하우가 흔치 않다. 저쪽(민주당)이 네거티브 공세의 프로라면 나는 그것을 방어하고 무력화하는 프로"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어 차별화된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역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비공식적으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리를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노력을 최선을 다해서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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