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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변요한, '보이스'에 담은 진심


입력 2021.09.20 11:15 수정 2021.09.20 11:1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15일 개봉

박스오피스 1위

변요한은 영화 '보이스'에 출연한 이유는 단 하나라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조금이나마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평소 작품을 선택하면 촬영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관련 인물을 만나거나 장소 등에 가보는 등 나름의 정보와 조언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보이스'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 가족인 한서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고,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아픔이라 생각했다. 대본에 나와있는 만큼만 연기하되 진심을 다해 연기하고자 했다. 변요한이 위험한 액션신까지 모두 자신이 연기하겠다고 고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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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중국에 있는 조직의 본부에 침투해 보이스피싱 업계 설계자 곽프로(김무열)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액션으로, 지난 15일 개봉한 이후 현재(19일 기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죄가 정말 많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저 스스로 경각심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만들어서 알리고 싶었어요. 저는 감히 우리 영화를 '보이스 피싱 예방 영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런 형태의 상업 영화도 있어야 하죠."


변요한은 '보이스' 시나리오를 읽기 전까지는 보이스피싱 범죄 심각성에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본을 읽은 그는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알리는 동시에 영화를 볼 범죄자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보이스피싱이 알게 모르게 피해 본 사람이 굉장히 많아서 심각성을 알게 됐고 수법들에 대해 굉장히 놀랐어요. 누가 피해자가 될지 모르죠. 치밀한 조직적인 움직임에 공포감이 들더라고요. 영화를 보는 사람뿐 아니라 범죄자들에게도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일의 잔혹함과 공포감을 주고 싶어서 열심히 촬영했어요."


한서준은 자신의 아내가 보이스피싱과 사고로 사경을 헤매자 직접 보이스피싱 일당들을 잡으려 혼자 중국으로 향한다. 보이스피싱 집단에 잠입해 그들의 시스템을 파악한 후 결국 이들의 300억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맞선다. 사실 전직 경찰이지만 홀로 중국에 가서 수십 명의 범죄 집단을 소탕하는 일은 판타지로 읽히기도 한다. 변요한 역시 처음에는 개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도 의아한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영화 속에서나마 희망이 되고 싶었어요. 주변에 한서준 같은 인물이 있다면 응원을 할 것 같아요. 누군가 가해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고독하게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한 개연성을 더하기 위해 한서준을 집념이 강한 인물로 그리려 노력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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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준이 쫓는 악의 정점에는 곽프로(김무열 분)이 존재한다. 곽프로는 피해자들의 공감과 희망을 파고들어 돈을 갈취하는 비열한 범죄자다. 타오를 듯한 한서준과 서늘한 곽프로의 대립은 영화를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변요한은 김무열의 연기를 보며 현장에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무열 형 작품을 많이 봤어요. 평소에도 존중하고 존경하는 배우였어요. 정말 연기를 하면서 내뿜는 에너지가 대단한 것 같아요. 이미지가 선하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면이 있어서 까칠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실제로 만나니 제 기준으로 강하늘보다 배려가 넘치시더라고요.(웃음)"


이 영화는 '무서운 이야기 3',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등을 연출한 김선·김곡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다. 변요한은 형제 감독의 전작을 봤느냐는 물음이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감독님들의 전작을 안 봤어요. 특색을 알면 유연해지지 못할까 봐요. 전작과 이번은 장르가 다르잖아요. 연출만으로 작품이 완성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미술, 세트 감독님들까지 커뮤니케이션 다 잘 된 것 같아요. 모든 팀이 소통이 잘 돼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개봉과 동시에 자신의 손을 떠난 '보이스', 변요한은 최선과 진심을 다했기에 부끄럽지 않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피해자가 되더라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작품을 통해 감동, 재미, 슬픔을 주는 건 배우들의 몫이죠. 이번 영화의 몫은 경각심이고요. 사실 액션은 이 영화에서 표현되는 희망과 간절함, 절실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쓰였어요. 흥행을 떠나 이런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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