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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이별이 올지라도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입력 2021.07.07 08:31 수정 2021.07.07 09:2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스다 마사키·아리무라 카스미 주연

일본서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누르고 6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도이 노부히코 연출

ⓒ

"'전철에 타고 있다'는 말을 전철 속에서 흔들린다'라고 그는 표현했다"


키누(아리무라 카스미)가 무기(스다 마사키)에게 호감을 가져도 된다고 확신을 가지기 시작한 건 아마 이 순간부터이지 않을까.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청춘 남녀의 우연히 시작된 사랑의 설렘부터 사그러드는 이별의 순간까지 차곡차곡 담아낸 영화다.


막차를 놓친 후 우연히 만난 무기와 키누는 영화, 음악, 그림 등 놀라울만큼 비슷한 취향에 서로에게 빠르게 스며든다. 처음부터 모든게 잘 맞았던 두 사람은 동거까지 결심하고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의 보금자리가 도쿄역으로부터 30분이나 걸려도, 함께 이야기를 하고 걸어가면 눈 깜빡 할 새였다.


하지만 서서히 현실에 눈을 뜨고 취업활동을 하면서 두 사람은 멀어진다. 키누와 함께하는 모든 날들이 행복하다며 인생의 목표가 '키누 현상 유지'라고 말했던 무기는 앞만 보기 시작하고, 아직 과거에 머무르는 것 같은 키누를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걸 함께하던 두 사람은 지하철에서 서로 발견해도 눈인사만 할 뿐 다가가지 않고, 등을 돌리며 잠을 청하며 그렇게 헤어질 결심을 한다.


아름다운 기억만 가진 채 헤어지고 싶은 무기와 키누. 평소에 하지 못했던 데이트를 한 후 서로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들의 이별에는 누구의 잘못도 없다. 식어간 마음이, 바라보는 곳이 달라졌을 뿐이다. 데이트 하던 곳에서 이별 선언을 하는 두 사람은 옆 테이블의 커플에게서 자신들의 과거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사랑부터 이별의 감정을 자극적이지 않고 섬세하게 다뤘다. 번갈아가며 사랑과 이별을 말하는 스다 마사키와 아리무라 카스미의 내레이션이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이들이 함께 사는 집은 미쟝센의 사랑의 시작과 이별을 함께 보여준다. 원룸이지만 침실과 거실을 책장으로 구분했는데, 책장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함께하는 시간을 상징한다. 어느 순간 책장과 책은 키누만 사용하고 무기는 자신의 책상 앞에서 컴퓨터만 바라보는 등 거리가 멀어지는 두 사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무기 역의 스다 마사키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춘 배우로 순수한 무기부터 현실에 치여 지친 얼굴을 보여준다. 아리무라 카스미 역시 스다 마사키와 발을 맞춰 사랑을 키워가는 키누를 그려냈다. 두 사람은 영화 '누구'를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19일 종영한 NTV '콩트가 시작된다'에서 재회해 무르익은 합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도이 노부히로 감독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만나 현지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룩주룩'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를 비롯해 드라마 '오렌지 데이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중쇄를 찍자!' 등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수많은 작품의 연출을 맡은 감독이다.


사카모토 유지 또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비롯 국내 리메이크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는 '최고의 이혼' '마더'와 함께 도이 노부히로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콰르텟' 등을 집필한 각본가다. 일본 배우들 사이에서 사카모토 유지 작품은 언제나 희망 1순위로 알려져 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현지에서 개봉할 당시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을 누르고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6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모든 사랑은 이별의 시작'이라는 말을 5년 간의 시간차로 차곡차곡 보여주며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을 끝낸 이들의 공감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개봉. 러닝타임 123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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