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숙자 프로젝트´ 통했다

입력 2006.09.25 13:38  수정

노숙인 갖기 프로젝트 60% 재취업 및 지속율 보여 성공적

민선 4기 오세훈 호, 연간 600여명선 사업지속 추진 방침

종로 1가 ~3가 도로 포장 공사현장에서 만난 한 재활인은 "쉰(50)을 훌쩍 넘긴 나이 흐르는 땀방울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고되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웃음이 절로난다"고 말했다.
사례 1 <가족과의 재회> 부모님의 이혼 등 가정환경으로 인해 가출을 반복해왔던 조모씨(29). 어려서부터 남산 주변에서 노숙을 하게 된 조씨는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지난 1월 ‘충정로사랑방’에 입소했다. 노숙생활로 인한 영양불량과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던 조씨는 쉼터 추천으로 올 2월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강북영어체엄마을(명지건설)공사 현장에서 일했다.

정신적 불안정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버거웠던 그이지만 난생처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게 됐다는 기쁨에 7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출근해 일했고 그 결과 동료들과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진 것은 물론, 벌써 350만원을 저축했다.

나아가 조씨는 말소된 주민등록을 재등록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누이를 만나 그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하게 됐다.

조씨는 현재 성북소방서 신축현장(갑을건설)에서 일하면서,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한편 중장비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직업전문학교에 입학을 계획하고 있다.

사례 2 <재기의 희망> 동대문 시장에서 옷 장사를 하다 사업의 실패를 맛봐야 했던 최모씨(59). 사업실패는 곧 아내와 이혼 등 좌절로 이어졌고 최씨는 결국 노숙을 하게 됐다. 그러던 최씨가 재기를 꿈꾸게 된 것은 지난 5월 옹담샘 상담보호센터를 이용하면서 일자리를 알선 받아 발산지구1단지 공사현장(KCC 건설)에서 일하면서부터다.

한창때 열과 성의로 일하며 자존감까지 회복하게 된 최씨는 “제가 잘하는 것은 없지만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재기를 꿈꾼 지 불과 4개월여, 그는 현재 영등포 인근의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두 딸과 자주 연락하고 있고, 돈을 모아 다시 한 번 의류도매업을 시작할 계획을 짜고 있다.

신 뉴딜정책,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 궤도 안착

´신 뉴딜정책´이라 불리며 서울시가 추진한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이 시행 7개월째 안착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9월 현재까지의 이 사업을 중간평가한 결과 당초 참여인원 1400명 가운데 16%인 230명이 재취업해 자립하고 43%인 600여명이 지속 참여하는 등 성공을 거두고있다고 25일 분석했다.

서울시는 “대규모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은 선례가 없었던 관계로 사업성공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도 많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사업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단순히 노숙인의 소재취업과 지속 참여율이 높았다는 점 외에도 이 사업을 통해 노숙인 150명이 말소된 주민등록을 재등록했으며 일자리 갖기 참여 후 300만원 이상을 저축한 노숙인이 100여명에 이르는 등 성과를 냈다.

또한 사업 시작 전후를 비교했을 때 거리 노숙인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700명→530명) 등 시각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600여명 선에서 이 사업을 계속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안착단계의 사업을 민선 4기 오세훈 시장이 한단계 승화시켜 나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서울시 복지건강국 노숙인사업팀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600명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된 것은 ‘일자리 갖기’ 사업을 추진해본 결과 지난 4개월간 이 인원 선에서 참여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계절적 요인 등 필요시에는 100개 내외의 일자리를 증감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설현장 일자리가 줄어드는 동절기(12~2월)에는 근로의 연속성과 저축 등 자활기반 조성을 위해 시에서 마련한 사회복지시설 청소 등 일자리를 600여개(일당 2만원)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한편 지난 7월27일부터 5일간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에 참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3%가 임금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희망함에 따라, 내년부터 연간 40명을 전문직업학교에 위탁해 보일러시공, 가스용접, 건축배관, 자동차 정비 등 자격증을 취득케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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