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빼앗고...고성 지르고...또 충돌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입력 2011.09.16 20:14  수정

한미FTA 비준안 외통위서 몸싸움끝에 직권 상정

남경핑 위원장 "약속 믿어달라"…강기갑 등 호통

16일 열린 국회 외통위에서 남경필 위원장이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안을 상정합니다"라고 구두로 상정한 직후 김동철 민주당 간사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급히 나와 제지하려 하고 있다.

16일 열린 국회 외통위에서 남경필 위원장이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안을 구두로 상정한 직후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싼 가운데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16일 열린 국회 외통위에서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안이 상정된 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외통위 회의실을 나가고 있다.

“(세 가지) 약속을 믿고 오늘 (직권)상정하는 것을 이해해달라”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 과정에서 이 말과 함께 의사봉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에워싸 의사봉을 뺏고 마이크를 치웠다. 이 모습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질렀다.

몸싸움이 크게 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은 ‘충돌’로 위태위태하게 치달았다. 남 위원장은 혼잡한 상황 속에서 의사봉 없이 구두로 직권상정을 선언했다.

아울러 남 위원장은 지난 1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과 합의했던 ‘미국 정부의 비준안 의회 제출이 명확해지는 시점’을 의식한 듯 “오늘이야말로 객관적으로 미 의회의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는 판단을 했다”고 명분을 밝혔다.

남 위원장은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한-미FTA 비준에 앞서 무역조정지원(TAA)과 일반특혜관세(GSP) 제도 연장안을 다음 주까지 상원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토대로 ‘미국 의회 상정이 객관적으로 명확해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비준안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정하는 것”이라며 “강행처리를 하지 않고, 미국보다 먼저 처리하지 않으며, 미국과의 재재협상이 필요할 경우 앞장서 상정을 철회할 것이다”라는 야당과 기존에 합의했었던 세 가지 약속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협상은 1시간 30분 가량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였다. 특히 외통위 위원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한-미FTA 반대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외통위실로 몰려오면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굳은 얼굴을 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강기갑, 홍희덕 의원들은 ‘비준안 상정 봉쇄’를 실현하기 위해 남 위원장이 있는 외통위원장석을 둘러쌌고, 남 위원장은 이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남 위원장은 그들에게 “자리에 앉아달라”는 말을 수차례 했고 “왜 남의 상임위에 와서 방해를 하느냐”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한참동안 실랑이가 이어진 뒤 남 위원장이 구두로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하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경위의 호위 속에 이에 대한 제안 설명을 전했고 강기갑 의원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이게 뭐하는 짓이냐. 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만 가면 선물 보따리를 가져가야 하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이 벌어진 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 강하게 이를 비판했다. 그는 2008년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막기 위해 망치로 문을 부쉈던 ‘해머사건’을 상기한 뒤 “야당과 국민이 우려하는 독소조항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날치기의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것은 한마디로 다음 달 있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진상용 직권상정”이라면서 “또다시 부끄러운 오욕의 역사를 반복하는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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