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규제 현 상태 그대로”… 시진핑 “인간이 통제해야”[미중정상회담]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9.25 05:50  수정 2026.09.2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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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인공지능(AI)과 관련해 AI 안전과 규제를 두고는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를 늦출 추가 규제에 선을 그은 반면, 시 주석은 AI가 반드시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규제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시 주석 환영식 연설에서 이번 시 주석의 방미 기간 안보와 기술 분야뿐 아니라 ‘슈퍼지능’(Super Intelligence·SI)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오늘 이 분야에서 내리는 결정들은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AI 대신 슈퍼지능(SI)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슈퍼지능이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나는 이 문제를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 중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라며 “우리의 안전장치는 법무부(DOJ)”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언급은 AI 개발 자체를 제한하는 별도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현행 법체계 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사와 처벌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AI 개발 규제가 미국 기업의 속도를 떨어뜨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14일에는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한다는 건 사기(HOAX)”라며 AI 위험론과 속도조절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 연설에서도 국제적인 AI 규제 움직임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시 주석은 이날 백악관 국빈 환영식 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은 모두 AI 대국”이라며 “우리는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 발전이 언제나 사람에 의해 통제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개발 가속과 기존 규제 체계 유지에 무게를 둔 데 비해, 시 주석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안전한 관리와 인간의 통제를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중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밝힌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시 주석이 공개 연설에서 AI 규제와 인간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양측의 접근법 차이가 더욱 분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가운데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두 나라 관계자들과 함께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AP/뉴시스

다만 두 정상 AI를 둘러싼 미·중 간 소통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환영식 연설에서 이번 회담 의제로 안보와 기술, 초지능을 거론하며 “오늘 이 분야에서 내리는 결정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 주석 역시 “미·중 양국은 모두 AI 대국”이라며 양국이 AI를 발전시키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화답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AI 기술 경쟁을 주도하면서도 AI 오작동이나 사이버 공격,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 등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 방안을 논의해왔다. 두 나라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AI 관련 사고 발생 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이른바 ‘핫라인’ 구축 방안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정상은 치열한 경쟁보다는 미·중 협력의 역사도 반복해서 소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항일전을 지원한 미국인 자원 조종사 부대 ‘플라잉 타이거스’(비호대)를 거론하면서 “우리 국민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함께 일한 것처럼 시 주석과 나는 양국의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 ‘공합(工合)’에서 유래해 미 해병대에서 열의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자리 잡은 ‘궁허(Gung-ho)’도 소개하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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