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사퇴로 야권 화력 김승원에 집중
韓 청문회 투입은 불발 전망…장외 청문회 검토
공조보다 주도권 경쟁 부각된 보수 연대 현주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야권의 화력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김 후보자의 낙마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공세를 펴고 있지만, 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한 의원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만큼 공식적인 연대보다는 공세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13일 용 후보자의 사퇴 직후 김 후보자의 사퇴까지 거듭 촉구하며 공세의 초점을 김 후보자에게 맞췄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결국 용 후보자는 물러났다. 이제 김 후보자 차례다. 임명해선 안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신약 로비 의혹과 음주운전 전과 등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용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청와대 인사 라인의 명백한 검증 실패"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 라인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용혜인 인사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라인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용혜인 후보자는 정리하면서, 정작 핵심인 김승원 후보자는 끝까지 임명하겠다는 뜻"이라며 "꼬리는 자르고 몸통은 지키겠다는 속셈"이라고 평가했다.
한 의원도 이날 김 후보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일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후보자에 대해 검찰이 표적수사했다는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김승원은 소위 말하는 듣보잡이었다. 누가 듣보잡을 표적수사하나"라고 쏘아 붙였다.
이어 "왜 이런 사람을 이렇게까지 법무부 장관을 시키려 하느냐, 이유는 명백하다"며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해줄 사람이기 때문이다. 공소취소 모임의 대표였고, 공소취소를 이렇게 몸 버리면서 해줄만큼 약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영교(법사위원장), 김의겸(법사위 여당 간사) 두 분이 김승원 수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엮으려 한 거였다고 하는데 금시초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서는 "장동혁 당권파는 함께 싸우지 않을 거면 방해하지 말고 그냥 왕꽃 꽂고 북이나 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과 한 의원이 김 후보자의 낙마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공세를 펴고 있지만, 당 차원의 공식적인 공조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한 의원 사이의 갈등이 깊은 데다, 원내지도부도 한 의원의 인사청문회 투입에 줄곧 완강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총리실 직원의 '한동훈 사찰' 논란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비판에 가세했지만 사안별 공동 대응에 그쳤을 뿐 양측의 관계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한 의원을 향한 역공에 집중하면서 김 후보자 검증 국면을 사실상 한 의원이 주도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의원의 공세력 자체는 인정하지만, 그를 청문회에 투입할 경우 무대와 성과를 모두 내주는 '한동훈 띄워주기'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대승적으로 대여 투쟁이라는 대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할 때 아니겠느냐"며 "이재명 정부가 자유민주공화정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도하고 있는 만큼, 협조할 부분은 서로 협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한 의원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투입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모두 예상했던 결과 아니겠느냐"며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의원이 어떻게 화력을 보탤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당이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당이 한 의원과 공조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거나 연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당 내부에서도 한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고군분투하며 일당백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말이다"라고 개탄했다.
이에 한 의원 측도 별도의 장외 인사청문회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결국 김 후보자를 겨냥한 공세의 방향은 같지만 국민의힘과 한 의원이 각자의 무대에서 검증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의 공동 전선보다는 공세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외청문회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역사적 비극을 겪는 것) 그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인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 지는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청문회 정국이 보수 연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대여 공세는 물론 차기 총선을 앞두고 양측의 연대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김 후보자의 낙마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서도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화합까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의원은 "장동혁 체제가 유지되는 이상 보수 연대 역시 어렵지 않겠느냐"며 "장동혁 지도부가 정리된다면 보수 연대 방안을 별도로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지도부와 한 의원 측은 함께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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