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폭력·공무집행방해 사건서 집유…항소심서 법리오해 파기
전주지법 배석판사 시절 미성년 성범죄 사건에도 집행유예 선고
변호사로는 15세·14세 미성년자 성폭력 피고인 변호 이력 논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판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관여한 사건들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석판사로 참여한 재판부가 성범죄 피고인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데 이어 변호사 시절 미성년자 성범죄 피고인들을 변호한 이력까지 드러나면서다. 특히 성범죄 사건 외에 폭력 사건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가 상급심에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판결이 뒤집힌 사례 등 논란이 될 만한 판단도 확인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6년 수원지법 단독판사로 재직하면서 폭력·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이후 항소심에서 원심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는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이유로 판결이 뒤집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2003년 다른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04년 두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기존 집행유예가 보호관찰 미이행으로 취소되면서 수형생활을 하던 중 해당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다.
피고인은 2004년 8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쳐 상해를 입혔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찰이 강간치상 등의 혐의를 받던 다른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경찰관을 밀치고 팔을 끌어당기고 담뱃불로 옷을 지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김 후보자는 망치를 이용한 상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고 심신미약을 인정했다. 또한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반성하고 있는 점, 당시 수형생활 중인 점 등을 양형 사유로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피고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원심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며 집행유예 결격에 관한 법리오해를 인정하고 원심을 파기한 뒤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가 전주지법 배석판사로 근무하던 시절의 성범죄 판결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불거졌다. 전 남자친구가 여성을 협박하고 성폭행한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피해자의 교제·성관계 이력 등을 들어 성도덕을 비난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제시했다. 흉기로 협박해 14세 아동을 강간한 사건과 11세 여아를 상대로 한 친족 성추행 사건 등 미성년자 대상 범죄에서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가 거론된다.
판사에서 변호사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미성년 성범죄 피고인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에는 남성 3명이 15세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에서 피고인들을 변호했고, 2017년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14세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을 변호했다. 두 사건 모두 피고인 측의 형사책임과 처벌 수위를 다투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이름이 변호인으로 등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 가운데 일부 사건은 소속 법무법인이 수임했을 뿐 자신이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직접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미성년 피고인의 교화 가능성을 고려해 변호한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판사 시절에는 성범죄와 폭력 범죄 피고인에 대한 집행유예·감형 판단이, 변호사 시절에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피고인의 변호 이력이 논란의 대상이 된 셈이다. 특히 단독판사로 직접 선고한 사건에서 상급심이 집행유예 선고 자체가 법리에 어긋났다고 판단한 사례까지 있어 김 후보자의 과거 형사사건 처리 이력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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