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건·제주항공 1건…보잉기 금융 美정부 보증 추진
ING캐피털이 자금 댄다…대한항공 2022년에도 1.7억 달러 보증
54조 기단교체 나섰지만…보잉 인증 지연·품질 문제는 변수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 대한항공은 지난해 발표한 보잉 차세대 항공기 103대 도입계획을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대한항공
54조원어치 보잉 항공기를 사들이는 대한항공이 미국 정부의 금융지원 활용을 추진한다. 제주항공도 같은 길을 택했다. 두 항공사의 보잉기 금융이 나란히 미국 수출입은행(US EXIM)의 심사대에 올라 대한항공 2건과 제주항공 1건 등 모두 세 건이 최종승인 심의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제주항공 동시에 움직였다…美수은에 3건 접수
3일 미국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US EXIM은 지난 5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보잉 항공기 구매를 지원하기 위한 최종약정(Final Commitment) 신청을 접수했다. 대한항공은 AP300072XX·AP300072XA 두 건, 제주항공은 AP300067XX 한 건이다. 지원 대상은 미국에서 생산된 보잉 상업용 항공기다.
두 항공사의 거래는 같은 심사 일정을 밟았다. 5월 15일 미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공고가 나란히 실렸다. US EXIM 이사회는 같은 달 21일 세 거래를 함께 안건에 올려 미 의회에 거래 내용을 알리는 절차를 밟을지 심의했고, 6월 23일에는 다시 세 건을 '최종승인(Final Approval)' 안건으로 상정했다.
1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형 거래는 미 수출입은행법에 따라 연방관보 의견수렴과 미 의회 통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최종승인' 안건에 올랐다는 것이 실제 승인을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6월 23일 공개자료에는 승인 여부나 최종 금융지원 금액이 표시돼 있지 않다. 실제 2024년 대한항공 거래에서는 최종승인 자료에 6억3743만 달러의 금융금액과 승인 결정이 명시됐다.
US EXIM이 공개한 이사회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AP300072XX 거래는 ING캐피털이 항공기 구매자금을 빌려주고 US EXIM이 이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또 다른 대한항공 거래인 AP300072XA의 대출 금융기관은 'US EXIM이 수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 기재됐다. 제주항공 AP300067XX 역시 ING캐피털이 돈을 빌려주고 US EXIM의 보증을 받는 구조다. ING 관련 내용은 ING 측이 별도로 제공한 정보가 아닌 공개자료에 근거했다.
거래 규모는 공고 방식에 차이가 있다. 제주항공 AP300067XX는 한 건만으로 1억 달러를 넘는다. 대한항공은 AP300072XX와 AP300072XA 두 건을 합쳐 1억 달러를 초과하는 거래로 공고됐다.
제주항공 거래는 해외 항공금융 자료에서 보다 구체적인 윤곽도 포착된다. 항공·수출금융 전문 데이터베이스 TXF에는 지난 7월 'Jeju Air Boeing 737-8 Aircraft-US EXIM Covered Financing' 거래가 1억6000만 달러 규모로 등록됐다. 다만 US EXIM 거래번호가 표시되지 않아 AP300067XX와 동일한 건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 제주항공은 지난 6월 B737-8 확정주문을 기존 40대에서 32대로 조정했다.ⓒ제주항공
조원태의 54조 기단교체…아직 인증 못 받은 3개 기종
대한항공과 ING캐피털이 US EXIM 항공기 금융에서 손잡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US EXIM은 2022년 대한항공의 B737-8 4대 구매에 약 1억6750만 달러의 대출보증을 승인했으며 당시에도 ING캐피털 등이 금융에 참여했다.
대한항공의 이번 금융 추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대규모 기단 현대화 전략과 맞물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발표한 보잉 차세대 항공기 103대 도입계획을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B777-9 20대, B787-10 25대, B737-10 50대, B777-8F 8대로, 2025년 리스트 가격 기준 투자금액은 361억6430만 달러, 약 54조원이다. 다만 이번 US EXIM 두 거래가 103대 가운데 어떤 기종과 물량에 해당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인증 일정이다. 대한항공이 도입하기로 한 기종 가운데 B737-10과 B777-9, B777-8F는 아직 미 연방항공청(FAA)의 형식증명을 받지 못했다. 특히 B737-10과 B777-9는 당초 계획보다 인증이 수년 지연된 상태다.
노사·품질 이슈까지 겹치면서 기단 교체의 변수도 커지고 있다. 보잉 엔지니어·기술직 약 1만7000명을 대표하는 노조는 지난달 단체협약안을 부결하고 파업을 승인했다. 현 협약은 다음달 6일 만료된다. 이들이 B737-10과 B777-9 인증 작업에 참여하고 있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 차질 가능성이 있다. FAA가 지난해 안전·품질관리 위반과 관련해 부과를 예고한 약 310만 달러의 벌금을 보잉이 지난 1월 전액 납부한 사실도 이달 2일 공개됐다.
보잉 주문 8대 줄인 제주항공…美금융 절차는 계속
제주항공은 지난 6월 9일 B737-8 확정주문을 40대에서 32대로 8대 줄이고 옵션 10대는 유지했다. 줄어든 8대는 2029년 이후 도입 예정 물량으로, 회사는 고환율·고금리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장기 기단계획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문을 줄인 뒤에도 US EXIM 절차는 이어졌다. AP300067XX는 주문 변경 2주 뒤인 6월 23일 US EXIM 이사회의 최종승인 심의 안건에 포함됐다. 다만 AP300067XX의 대상 항공기와 구체적인 인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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