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대규모 인력 감축 및 구조 조정 시작
돈 보고 입성한 선수들, 이제 결정에 책임질 때
LIV 골프의 대표적인 스타 브라이슨 디섐보. ⓒ LIV 골프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호기롭게 세계 골프 지형을 흔들려던 LIV 골프가 휘청이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PGA 투어의 스타들을 싹쓸이하며 ‘골프판 돈의 전쟁’을 일으킨 지 4년 만이다.
LIV 골프는 27일(한국시간) 대규모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을 공식화했다. 9월 첫째 주를 끝으로 수많은 직원이 짐을 싸게 되며, 2027시즌 대회 수 역시 기존 14개에서 10개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금줄이 끊기면서, ‘억’ 소리 나는 상금 잔치를 벌이던 LIV 골프는 이제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면서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받고 LIV 골프에 입성한 슈퍼 스타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브라이슨 디섐보, 존 람, 캐머런 스미스 등 LIV 골프의 흥행을 견인하던 핵심 멤버들이 과연 침몰해가는 배에 끝까지 남아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일머니라는 강렬한 유혹이 사라진 이상, 이들을 LIV 골프에 묶어둘 명분도 동력도 상실됐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급기야 돈에 이끌려온 이들이 돈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짐을 쌀 것이란 예측도 쉽게 내놓을 수 있다.
당초 LIV 골프의 출범 명분은 ‘선수 친화적 투어’였으나 그 본질이 ‘오일머니’였다는 점을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다.
PIF는 지난 5년간 LIV 골프에 무려 50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존 람은 5억 달러(약 6600억원) 이상의 거액을 받고 명예 대신 실리를 택했고, 브라이슨 디섐보 역시 1억 2500만 달러(약 1600억원)가 넘는 계약금을 챙기며 PGA 투어를 등돌렸다.
이들이 이적할 당시 골프계에서는 ‘전통과 명예를 저버린 선택’이라는 거센 비판을 퍼부었으나 선수들은 ‘프로로서 이익을 좇는 건 당연한 이치’라며 LIV 골프에 입성했다. 문제는 결속의 매개체가 오직 ‘돈’이었다는 점이다.
존 람. ⓒ AP=뉴시스
현재 LIV 골프는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일부 선수들에게 지분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돈을 받던 상황에서 오히려 돈을 투자해야한다? 이는 전형적인 파행의 징후라 할 수 있다. 그만큼 LIV 골프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의 방증이며 돈의 수혜를 누렸던 선수들이 이에 응할 리 만무하다.
내년부터 시행될 ‘LIV 2.0’은 사실상 폐지로 가는 연명 치료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리드 투자자를 모으더라도 과거 PIF 수준의 무제한적 자금 투입은 불가능에 가깝고, 가치가 하락한 투어에 선뜻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댈 대형 자본이 선뜻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돈을 찾아 떠났던 선수들은 잠깐의 달콤한 과실만 맛본 뒤 이제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오일머니라는 신기루가 걷힌 자리에서 의리도 명예도 잃은 채 벼랑 끝에 선 슈퍼스타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답은 정해져 있고 선택의 시간은 그리 많이 주어져 있지 않다.
한편, PGA 투어는 “LIV 골프 출신 선수들에게 별도의 복귀 특혜나 전용 트랙을 제공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로리 매킬로이처럼 PGA 투어를 지키며 자리를 지킨 기존 선수들과의 형평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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