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선 패배·당 쇄신 부진에 사퇴
'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 언급 주목
당 존폐 기로에 보수 통합 전망 나와
장동혁 "모든 보수 세력과 연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취임 1년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6·3 지방선거 패배 및 당 쇄신 부진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가 물러나며 '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을 언급하자, 일각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해 고민하고 제안해왔으나, 당 내부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오늘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의 탓도 아니다. 설득해내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표인 저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은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등을 비롯해 다수의 후보를 냈으나, 기초의원 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특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정이한 후보가 피습 자작극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당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가 아닌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 사퇴한 것을 두고, 쇄신안 마련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기인 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진로와 방향을 두고 약간의 이견은 있었으나 갈등 수준은 아니었다"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의욕이 저하된 상태였기에 당 대표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우리 앞에는 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이 놓여 있다. 정치의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방향성에 대한 합의 없이 그 일정을 맞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히려 당원들이 추진하려는 일을 가로막고 있었다면, 그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당을 위해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언급한 '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 2028년 총선을 겨냥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 대표 본인이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길을 터준 것 아니겠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수의 가치와 역할에 동의하는 세력과는 그 어떤 연대도 마다하지 않겠다. 연대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다만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범보수가 연대해 이재명 정권과 집권 여당의 폭주를 저지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합당 등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향후 필요와 시기에 따라 합당이 될지, 연대가 될지 유연하게 결정할 문제이며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측도 당 체질을 개선하는 '자강론'에 우선 무게를 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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