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김태년 단장으로 '개헌추진단' 출범 예고
권력구조 개편 포함'…"범위는 국민이 결정"
당내 "원론적 입장" "시기 좋지 않아" 팽팽
일각에선선 '당심 결집 행보' 분석 나오기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합추진단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력구조개편 개헌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개헌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우리나라 정치에 필요한 만큼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보는 시각과 이 대통령의 연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뒤섞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지지율 하락세에 국민 반발이 격심한 지금 개헌을 추진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민석 대표는 당 혁신특별기구의 하나로 '개헌추진단'을 설치한다. 추진단장에는 경기 성남 수정을 지역구로 둔 5선의 김태년 의원이 내정됐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개헌추진단 발족 추진을 발표한 뒤 "현재까지 당이 합의하고 있는 원칙은 여야와 정치권과 국민이 합의하고 시행할 수 있는 개헌을 신속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5·18정신을 전문에 수록하는 개헌으로 보는 경우도 있고, 더 나아가 가장 최대가 권력구조까지 가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권력구조 개헌에 대해 "그 범위는 국민이 결정한다. 특정하게 권력구조 관련 모델을 설정해 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엔 선을 그어놓았지만, 이어 "국민이 합의하고 시행할 수 있는 개헌을 신속하게 하겠다"고 발언하며 개헌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의 발언 중 '권력구조'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전 서열 1위인 이재명 대통령과 2위인 조정식 국회의장에 이어 6위인 김 대표까지 권력구조 개편을 언급한 만큼, 4년 중임제나 연임제로의 개헌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친명계인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즉각 이 대통령의 정권 연장 논란으로 번졌고, 조 의장은 바로 다음날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겨우 진화된 개헌 논란은 이 대통령으로 인해 재차 불거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하며 개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알려지면서다.
골프 회동에 참석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자, 이 대통령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란이 지속되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내에선 김 대표의 개헌 추진 의지가 원론적 입장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대선 공약이기도 했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는 점에서의 원론적인 발언으로 봐야하지 않겠나"라며 "어디까지나 추진을 하고 논의를 한다는 것이지 벌써부터 과대해석이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취임1주년 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독재의 마지막 문턱에 있다. 이재명 독재의 문을 열 재판 취소와 연임 개헌 시도,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지속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연임 포기' 선언을 개헌의 전제로 요구해온 바 있다.
민주당은 개헌 논의를 이 대통령과 연결짓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단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지난 25일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대통령의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이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을 근거로 삼으면서다.
5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국회 입법처장과 법제처장도 얘기했고, 강훈식 비서실장도 (이 대통령 연임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했지 않나 누가 더 얘기해야 되나"라며 "삼라만상을 다 대통령이 '나 한다, 안 한다' 이러고 다니나. 아직도 못 알아들으면 제가 한번 해드겠다. 웃기는 소리하지 말라"고 국민의힘을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헌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구조 개편을 핵심 의제로 띄우는 것이 당과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서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지난 22~24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2.1%를 기록했다. 이는 '찬성한다'는 답변인 44.9%보다 7.2%p 높은 수치다.
또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22~23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해 2028년 총선과 함께 대선을 치르고 지금의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 또는 연임제로 개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3.1%가 '반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5.4%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의원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취지도 알겠고 명분도 충분한 것도 알겠지만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개헌을 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경색된 분위기에서 먼저 띄워놓으면 반발만 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개헌을 던진 이유가 당심 재결집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선 조원씨앤아이의 개헌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75.5%가 개헌에 찬성했다는 응답이 나왔던 점이나, 뉴스토마토 개헌 여론조사에서 진보층의 찬성 응답이 51.1%로 나왔다는 점에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법원장 탄핵이나 개헌 추진은 전대 이후에 갈라진 당심을 다잡기 위해서 좋은 이슈"라며 "정청래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45%나 가져간 만큼, 결집을 위해서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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