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년새 3배 올랐다 6주 만에 40% 급락
AI 헤지펀드 67% 손실·개인 투자자 피해 속출
“코스피 급락, 대통령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져”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급등락을 거듭하는 한국 증시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미친 증권시장(the world’s craziest stock market)’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불과 6주 만에 약 40% 곤두박질치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한 것이다.
WSJ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가 됐다’는 제목 기사를 통해 “오징어게임과 K팝을 내놓은 한국이 이제 주요국 증시에서 몇 년간 볼 수 없던 변동성을 보여주는 시장이 됐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집중 조명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76% 상승하며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AI 열풍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 6~7월 6주 동안 40%가량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약 2조 5000억 달러(약 3460조원)나 증발했다. 이후 코스피는 저점에서 20%가량 반등했지만, WSJ는 여전히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WSJ은 투자자들이 이런 장세를 ‘롤러코스피(Rollerkospi)’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특히 손실은 개인 투자자에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WSJ는 25세 투자자 사례를 들며 이 투자자가 예금과 가상자산 수익 1만 4000달러로 투자를 시작했지만, 이 돈을 SK하이닉스와 레버리지 ETF에 넣었다가 전부 잃었다고 전했다. 이들 개인 투자자들을 ‘개미’(ants)로 소개하며 “개별로는 약하지만 뭉치면 힘을 내는 존재”라고 WSJ는 설명했다.
WSJ는 코스피 급락이 정치적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스스로 개미라고 소개하며 주가 부양을 목표로 한 자본시장 개혁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폭락한 지난 두 달 사이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43.3%로 떨어졌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 이건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도박판이고 카지노”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는 미국 투자자들에게까지 번졌다. WSJ에 따르면 AI 전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67%가량의 손실을 냈으며 이후 대출금을 갚기 위해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청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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