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갈등 속 총파업 예고…'쟁의권' vs '경영권' 정당성 어디에? [법조계에 물어보니 720]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5.15 16:57  수정 2026.05.15 17:05

사측 '협상 재개' 촉구에도 노조 "파업 답변"…법조계, 정당성 여부 주목

산업부 "하루 1조 차질" 우려 속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까지 시사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둘러싼 법리적 공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앞세워 실력 행사를 예고한 반면, 사측과 정부는 경영권 영역인 성과급 제도를 이유로 한 파업이 국가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경고하고 있다. 헌법상 기본권인 쟁의권 행사가 경영권 및 공익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당성 판단이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은 이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특별보상 제도 신설을 골자로 한 공문을 발송하며 대화를 촉구했으나 노조 측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 강행 의사를 보이고 있다.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사측 공문에 대해 "파업으로 답변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협상이 결렬된 이후 내부적으로 강경 대응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성과급(OPI) 재원과 상한 폐지의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 50%의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 10% 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20% 중 선택하는 방안과 상한 없는 별도의 특별보상 제도 신설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하며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4일 "파업 발생 시 공장 정지로 하루 최대 1조원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될 경우 피해액은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내 신뢰 저하 등 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우려하며 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이번 파업의 정당성과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거치는 등 형식적 절차를 밟았다고 해도 성과급 산정 방식 등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판례상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을 목적으로 한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까닭이다.


ⓒ데일리안DB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성과급 산식과 시기가 규정되어 기대권이 형성된 경우 이는 단순한 이익 분배를 넘어 '임금체계'로서 교섭과 쟁의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급 기준이 사용자의 재량 등 비근로 요소에 좌우되는 구조라면 대법원은 이를 임금이 아닌 경영성과 분배로 보아 쟁의의 정당성을 좁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파업이 실질적인 교섭 회피에 대한 대응이거나 분쟁이 이미 고착화된 상태에서의 전략적 판단이라면 일률적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동 전문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최근 판례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하는 추세다. 성과급이 실질적 근로조건이 된 현실에서 이를 위한 쟁의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볼 측면이 있다"며 "적법한 조정 절차를 마쳤다면 파업의 시점 선택은 노조의 자율적 권한이며 사측 제안의 진정성에 대한 판단 역시 노사 관계의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파업이 정당하려면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에 있어야 한다. 만약 목적이 사용자의 고유한 '경영권' 사항이라면 그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을 잃어 불법 파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법원은 여러 판결에서 '영업이익에 연동되어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다'고 판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급이 '이익 배분'의 성격일 뿐 '임금(근로조건)'이 아니라고 본다면 이를 더 달라고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은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파업의 법적 목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또한 노조법상 노사는 성실히 교섭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회사가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대화를 요청함에도 노조가 합리적 이유 없이 거부하고 파업권을 행사한다면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의 남용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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