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공소취소 특검과 개헌은 기어이 강행된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5.13 11:18  수정 2026.05.13 11:19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 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금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서 해맑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정말 인격이나 행위에 때가 없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형사적으로 말하자면 혐의는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시작되자 그가 지난해 12월 바로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 놓은 것만 봐도 짐작이 가능하다.


“불법적인 어떤 금품수수는 전혀 단연코 없었다”고 주장했었지만 시효만료를 이유로 기소가 되지 않았다. 유야무야 혐의가 덮인 셈이다. 당시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혐의는 통일교로부터 2000만~4000만 원 사이의 현금, 카르띠에 시계, 저서 500권 값 1000만 수수였다. 그런데 ‘공소시효 만료·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깔끔히 사법적 족쇄를 풀어 버릴 수 있었다.


그게 지난달 9일의 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합수본은 그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미 그 훨씬 이전, 그러니까 올 초부터 부산시장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그는 1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마를 예고했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행보였다. 합수본 수사가 시작되자 장관직을 내려놨던 인사가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공소시효 만료라는 요술 방망이 덕에


그는 떡하니 집권당으로부터 공천장을 받아냈고 바로 다음날 불기소 처분까지 받았다. 잘 짜인 시간표라는 인식을 주기에 족하지 않은가. 그는 부산 북구에서 국회의원을 내리 3선이나 지냈고 그 곳에서의 높은 인기로 차기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감으로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오거돈의 성추문으로 무너진 영남 교두보를 어떻게든 복원해야 한다는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막무가내 밀어붙이는 정권 측이다. 전 후보 기소를 막아주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그 들의 입장에선?


말이 나왔으니 되풀이하자. 이 대통령은 5개 재판에 넘겨진 형사피고인이다. 8개 사건에 12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말 드문 경우라고 하겠다. 그 중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재판은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단계에 까지 갔다. 사실상의 유죄 확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소 취소를 위한 ’조작기소 특검법‘이라는 것을 발의했다. 그간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 억지 기소를 했다는 사실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서영교 특위위원장의 독무대였다. 그는 “조작기소가 드러났다” “잘못된 수사·기소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식의 독단을 서슴지도 멈추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특검을 통해 검찰의 죄상을 드러내 밝히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피고인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측 논리다.


정부 측이 관할하는 수사·기소권은 사법부 소속 법원에 넘겨진다. 죄가 있고 없고는 법원이 판단하는 것이다. 3권 분립의 의의가 여기에 있다. 이 경계를 허물거나 침범하는 것은 헌정파괴행위다.


이 대통령 측과 민주당은 일단 모든 재판을 중지시키는 데 까지는 성공했다. 이들이 들이민 것이 헌법 제84조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이 규정과 관련해서는 상반되는 논리와 주장들이 있다. 소추와 재판을 엄격히 구분하면 이는 재판중지의 명분이나 핑계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법원들은 자진해서 ‘재판일정 추후지정’으로 임기 중 재판면제 특혜를 베풀었다.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발의하는 민주당.ⓒ뉴시스(공동취재)
특검은 정권이 운영하는 특별 재판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특권이라 하겠지만 이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후에도 작동하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가장 좋기로는 기소 이전 단계에서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경우처럼 ‘불기소 처분’이 나게 하는 것이다. 머리를 짜낸 것이 ‘공소 취소’다. 꿩 구어 먹은 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공소 취소는 기소를 한 검찰이 해 줘야 한다. 그런데 검찰의 존속 시한은 10월 1일이다. 그 안에 일괄 취소하라고 지휘하는 것은 무리다. 그 다음날부터는 공소청이 기소업무를 전담한다. 그 기관으로 하여금 이미 이뤄진 공소를 취소케 하기는 어렵다. 수사오류, 증거 붕괴, 절차 위법, 피고인 사망 등의 명백한 취소 사유가 없는 한 공소청 체제에서 특정인에 대한 공소취소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꾀를 낸 것이 특별검사를 통한 재수사와 공소취소다. 특검에게 공소취소의 권한까지 부여하면 거대한 검찰청이나 공소청의 조직을 움직이기보다는 훨씬 쉽다. 민주당이 법을 만들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구조다. 복잡한 위계조직을 거칠 것도 없이 특검의 결심 하나로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공소 취소 결정을 돕기 위해 민주당은 국회 국정조사까지 강행했다. 윤석열 정권의 정치검찰이 사건을 조작해서 기소했다는 전제 하에 실시된 국정조사였다. 결론은 ▲조작수사·기소 의혹이 상당부분 드러났다▲박상용 검사 등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연어 술자리’ 또는 조사실 내 부적절한 접촉 정황이 존재한다 ▲따라서 특검을 통한 추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등의 것이었다.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이 특별검사제도는 정부의 의도나 의지에 의해 검찰 수사가 왜곡될 개연성이 있다는 인식에서 도입된 것이다. 그러니까 야당이 특검수사를 요구하고 정부는 이를 기피 또는 거부하는 게 정상적 구도다. 그러데 해괴하게도 이재명 정부에 들어서 특검수사는 집권여당의 입법과 이 대통령의 특별검사 임명이라는 형식으로 거듭돼 왔다.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 저지수단으로서의 특검제가 정권 측 제 3의 검이 된 것이다.


정치인, 국민이 차린 장기판의 말일 뿐


특별법으로 공소권뿐만 아니라 공소취소권도 특검에 부여하면 모든 고민은 일순간 사라진다. 사법부는 기소기관의 공소가 있고 나서야 판단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원 문 앞에 특검이 막아서서 해당 사건의 피고인들을 ‘무죄 방면’식으로 풀어줘 버리면 사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이런 점에서 재판 4심제보다 더 확실한 것이 공소 취소제이다. 특검이 판사 역할까지 도맡는 결과가 되는데 이런 제도가 다른 나라, 특히 독재국가라고 불리는 곳에도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검찰이, 앞으로는 공수처·중수청·국가수사본부가 수사해서 기소한 사건이 특검의 심사대에서 OK 사인을 받아야 법원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는 대통령과 여당이 공동운영하는 특별 수사·재판부라고 하겠다. 민주당은 공소취소 특검법, 그리고 개헌을 6·3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특검법은 민심의 저항을 우려해서, 그리고 개헌은 국회 표결실패로 당분간 거둬들인 것이다. 6·3지방선거가 끝나면 정권 측의 이 두 과제는 속도감 있게 재추진될 것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회가 결정할 문제인 만큼 특검법 통과는 기정사실이라 하겠다.


개헌은 국민의힘이 반대 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만 저지가 가능하다. 몇사람이라도 이탈자가 생기면 개헌 저지선은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야당이 지나치게 약화되면 겪게 되는 국가적 위기국면이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 국민의힘을 다루기가 훨씬 쉬워진다. 국민의힘에서 이탈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똘똘 뭉치면 정치인 수사를 강화해서 이탈을 유도하거나 위헌정당 해산 청구를 통해 아예 야권 정치세력 초토화 작전을 전개하는 방법도 있다. 그만큼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릴 일이다. 망하고 싶어서 서로 뒤엉켜 싸우는 것이야 각자의 마음이지만 자유우파 국민들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는 당신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이 차려 놓은 장기판의 말들에 불과함을 잊지 마시라.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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