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향한 서늘한 민심 속 불신 팽배
'전재수 후광' 하정우'·한동훈 지지 혼재
외지인 유입으로 선거판 '안개속' 평가도
4월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입구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예정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방문으로 정치적 요충지로 급부상한 부산 북구 구포시장. 현장에서 마주한 상인들의 민심은 정치권 전체를 향한 날카로운 불신 속에 특정 인물을 향한 온기가 미세하게 교차하는 복합적인 양상이었다. 다만 하 전 수석의 인지도는 한 전 대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출마를 공식화한 하 전 수석의 방문 직전이었던 29일 오후 구포시장에서 만난 상인 대다수는 '하정우'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했다.
채소를 파는 70대 한 상인(여성)은 '하동우?'라며 이름을 되묻더니, "하정우가 누긴데? 전재수는 안다"고 답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XXX지"라며 "정치인 다 거기서 거기다. 투표 안할끼다"라고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시민(82세·여성)도 "정치인들 다 똑같다. 새빠지게 일해도 일 안하는 놈은 60만원주고 우리는 10만원 준다. 누구 뽑든 다 똑같다"며 이재명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에 대한 강한 불만틀 토로했다.
카세트 테이프를 판매하는 70대의 또 다른 상인(남성)도 "하정우 누군지 모른다. 전재수는 안다"면서도 "정치 하나도 모른다"며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극도로 꺼려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4월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한 상인의 애로사항을 수첩에 받아 적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하 전 수석에 대한 기대감이 전무한 것은 아니었다. 부산 북갑 지역구 의원이었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지지와 함께 하 전 수석을 지지한단 상인(63세·여성)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상인은 자랑스레 전재수 예비후보의 명함이 꽂힌 카드지갑을 보여주며 "전재수 좋지. 벌써부터 (하 전 수석 관련) 문자 오든데"라며 "하정우가 될끼다"라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저으면서도 "정치인들 맨 큰 도로로만 다니든데 구석구석 좀 다니라고 해라"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월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한 시민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한 전 대표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상인(58세·여성)도 "전재수 평판이 좋아서 하정우가 유리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하면서도, 자신은 한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상인은 "(한 전 대표는) 맨땅에 헤딩이지"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거판에 뛰어든 한 전 대표의 결기에 박수를 보냈다.
과거 보수 정당을 지지했다는 80대 남성 시민은 현재 북구 민심을 '반반'이라고 진단했다. 지역의 맹주로 꼽히는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세평 역시 일방적인 긍정으로 쏠려 있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이 시민은 "내도 예전에 빨간당 지지했는데 이제 지지 안한다"면서도 "전재수에 대한 민심은 반반이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한 번에 뭉치는 게 있어 (유리하긴 한데) 부산이 예전과 같지 않아서 누가 치고 올 진 모른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구가 개발되면서 외지인 유입이 늘어난 점을 거론하며 이번 선거가 보수정당에게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시민은 "북구가 오래 산 사람들이 그렇게 없다"며 "개발되면서 직장 따라온 젊은 사람들도 많아서 후보가 토백이가 아니라고 욕할 것도 없다. 구민들도 토박이가 얼마 안된다"고 딱잘라 말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시민은 "한동훈이는 예전 비대위원장할 때 말을 시원히 해서 좋게 보긴 했다"며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 보수는 이기려면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에 대해서는 "중앙에서 젊은 사람들이 잘해서 내려보내면 '우리 동네가 발전되는 구나, 우리가 혜택 보네' 이렇게 생각할 순 있다"면서도 "그런데 AI가 북구랑 대체 뭔 상관이고"라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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