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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시끌벅적한 음악 페스티벌은 사라졌지만…의미 있는 행보는 '여전'


입력 2021.04.08 14:32 수정 2021.04.09 10: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4월 3일 '러브썸 페스티벌'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인넥스트트렌드 ⓒ인넥스트트렌드

대중음악 공연계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업계의 회생을 위한 실질적 대책은 없다. 오로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만의 외로움 싸움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 노들섬라이브하우스에서 ‘러브썸 페스티벌’이 열렸다. 몇몇 페스티벌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을 뿐, 오프라인으로 무대를 올리고 관객들을 만난 건 코로나19 이후 국내 첫 페스티벌이다. 물론 ‘러브썸 페스티벌’도 기존의 페스티벌과는 매우 달랐다.


현행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서 대중음악은 모임·행사로 분류되어 있어 이번 페스티벌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은 100명 이하였다. 주최 측은 각 94명의 관객들로 2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관객들도 방역수칙에 따라 함성과 떼창 없이 조용히 공연을 즐겼다. 그룹 엔플라잉부터 데이브레이크, 선우정아, 가호, 10CM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지는 동안 평소라면 시끌벅적할 법도 했지만 눈빛과 응원 팻말로 조용히 무대에 화답했다.


일각에선 이 페스티벌이 안전하게 마무리되는지에 주목했다. 이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른 공연들도 활기를 띌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이 페스티벌은 애초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한 페스티벌이다. 관계자는 “의지로 진행한 행사”라고 말했다.


100명 이하의 관객, 지정좌석, 함성·떼창 금지 등 무엇 하나 페스티벌의 성격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객은 1회 공연에 94명, 스태프는 총 120명에 달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서도 공연을 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페스티벌이 진행된 것이다. 오프라인과 별개로 온라인 티켓을 판매했지만, 페스티벌의 성격상 온라인 티켓이 흥행할 가능성도 매우 낮았다.


이 관계자는 “주최사인 예스24의 결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공연이다. 현재 다수의 공연이 계속해서 취소되는 와중에 팬들과의 약속,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 때문에 가능했던 페스티벌”이라고 했다. 결국 현 상태에서는 페스티벌이 진행 될 수 없는 구조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 자체에 음악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당시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한 관객은 “가수들도 카메라 앞이 아닌 관객들 앞에 서고, 관객들도 오랜만에 아티스트를 직접 보고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았다”면서 “환호하지 못해도, 떼창을 하지 못해도 충분히 공연이 진행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식이나 뮤지컬은 거리 두기 등 방역 지침을 지키면 규모와 상관없이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공연들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면 대중음악 콘서트는 유독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이 바탕에는 '대중음악은 위험하다'는 편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페스티벌은 대중음악 콘서트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얼마든지 안전하게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문제는 방역 지침에 따라 공연을 한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를 고스란히 관계자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공연기획사, 프로덕션 업체, 가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모여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했고 여러 차례 공연간 차별 철폐를 촉구해왔다.


비대위는 민간 협회로 발돋움하고 △차별적인 기준 철폐 △단일화된 소통 창구 마련 △대중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전담 인력 및 부서의 배치 등 정부에 더 힘 있게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라는 이름으로 정식 민간 협회로써 집행부를 구성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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