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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 선동열 기자회견, 실력대로 오지환?


입력 2018.10.04 16:25 수정 2018.10.04 16: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오지환 선발 관련 청탁 없었다고 강조

"최고의 선수들 선발" 야구팬들은 글쎄

오지환 발탁과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선동열 감독. ⓒ 연합뉴스 오지환 발탁과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선동열 감독. ⓒ 연합뉴스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선 감독은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의문을 낳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뒤 “지금이라고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질문에 답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먼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그 어떠한 청탁, 불법행위도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다. 코칭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통계, 출장기록, 포지션, 체력 등 여러 지표를 살폈다.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인 내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무엇보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이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동열 감독은 곧바로 이어진 취재진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질문의 중심은 역시나 LG 유격수 오지환이었다. 앞서 오지환은 지난 시즌 후 대표팀 승선을 위해 상무 입대라는 특혜를 걷어찼고, 이로 인해 야구팬들의 눈총을 받아왔다. 그리고 대표팀 발탁이 확정되자 여론은 십자포화를 가했고, 급기야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 이어졌다.

선 감독은 오지환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소상히 이유를 밝혔지만 야구팬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먼저 선 감독은 실력만 놓고 선수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지환은 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탁 직전, 넥센 김하성 다음 가는 기록을 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공격 부문 한정이었고 오지환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비가 고려되어야 하는 백업이었다. 실제로 선 감독도 내야 백업 자원에 대해 수비와 멀티 포지션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수비 면에서 불안했던 백업 자원이었다. ⓒ 연합뉴스 오지환은 수비 면에서 불안했던 백업 자원이었다. ⓒ 연합뉴스

다만 백업 자원 1순위였던 허경민이 체력적 문제에 봉착했고, 2순위였던 최주환은 수비 쪽에 문제가 있어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바통은 3순위였던 오지환에게 넘어온 셈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당시에도 실책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 면에서 불안했고, 멀티 포지션도 불가능해 쓰임새가 극히 제한된 자원이었다.

결국 성적을 내기 위해 오지환을 선발했다는 발언은 자가당착인 셈이다. 그럼에도 선 감독은 “선수 선발을 잘했다”고 자평,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고의 선수를 뽑겠다는 선 감독의 의지는 앞으로도 유효하다. 그리고 야구대표팀은 2019년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과연 선 감독은 이때에도 잘 선발했다는 오지환을 후보군에 올려놓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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