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청춘, 나이 아닌 마음…잃고 싶지 않아요"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3.18 09:04  수정 2016.03.20 08:05

'글로리데이'서 방황하는 스무 살 용비 역 맡아

"소외된 캐릭터에 매력…선한 영향력 끼치고파"

영화 '글로리데이'에 출연한 지수는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은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프레인 TPC

"제 스무 살 청춘은 새로운 세계였어요. 커피 맛도 새로웠고, 강남 길거리도 새롭게 느껴졌어요. 그때는 빨리 나이를 먹고 싶었어요. 스물네 살이 된 요즘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고 싶답니다."

'청춘의 얼굴'을 대표하는 배우 지수(22). '앵그리맘'(2015) 고복동, '발칙하게 고고'(2015) 서하준을 통해 그는 아프고 상처받은 청춘을 표현했다.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24일 개봉)에서도 청춘을 연기했다.

지수가 맡은 스무 살 용비는 어릴 적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지닌 흔들리는 청춘이다. 비틀거리며 서 있지만 정의감도 있고, 자기 가치관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보듬어줘야 할 용비는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이유 없는 질타를 받는다.

영화는 대한민국 청춘의 암울한 초상을 담았다. 성장통을 딛고 '희망'을 그리는 기존 청춘 영화와는 결을 달리한 게 미덕이다. 지수는 방황하는 청춘 용비라는 옷을 입고 극을 이끈다. 류준열, 김준면(엑소), 김희찬 등 쟁쟁한 형들 사이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배우 지수 류준열 김준면 김희찬이 출연한 '글로리데이'는 흔들리는 청춘의 초상을 담았다.ⓒ필라멘트픽쳐스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수는 반항아적이면서도, 장난기 있는 청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식 석상에선 긴장해 말을 조리 있게 못 했다는 그는 "소수 정예에 강하다"며 꾸밈없는 말을 이어갔다.

'글로리데이'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매 15분 만에 전석이 매진돼 화제를 모은 기대작이다. 네 차례에 걸쳐 영화를 봤다는 지수는 "관객의 입장으로 처음 봤을 땐 80% 만족했는데 나중에 보니 부족함이 보였다"며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수는 그간 결핍 있고, 소외된 캐릭터를 도맡아 해왔다. 그는 "그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며 "청춘, 성장 영화를 좋아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픔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무 살 용비를 연기한 지수의 스무 살은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발전하고 성장해야 겠다'고 다짐한 시기였어요.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삶이든 연기든 뭐든지 배우려고 했지요(웃음)."

'글로리데이'는 곧 책으로도 출간된다. 책에는 지수가 쓴 시가 실린다. 청춘에 대한 얘기란다. "얼마 전 영화 '유스'를 봤는데 청춘은 나이나 세월이 아닌 마음인 듯해요. 풍부한 호기심, 상상력, 용기가 청춘이라는 마음을 만들어요. 저도 청춘의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고 싶답니다."

배우 지수가 류준열 김준면 김희찬과 '글로리데이'에서 20대 청춘을 연기했다.ⓒ필라멘트픽쳐스

마냥 거칠고 무뚝뚝할 것만 같았던 지수는 20대의 싱그러움과 풋풋함을 지니고 있었다. 실제 성격을 묻자 "낯을 가리긴 하는데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수다스럽고 개그도 친다"며 "특히 유머 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신이 난 듯 말했다.

지수는 초등학교 때 3년간 유도 선수로 활동했다. 중학교 들어갈 무렵 공부가 하고 싶어 운동을 그만둔 이 청년은 이내 '공부는 적성에 안 맞다'고 알아차렸다. 기술이든, 뭐든 다른 거라도 배워보고, 다른 세상을 만나보자는 욕구가 샘솟았다. 그러던 찰나 연기를 만났다. 친구의 영향을 받아 시작한 이 일은 이젠 인생의 모든 것이 됐다.

"17살 때 학원을 등록하고 연기를 배웠어요. 재미로만 하다가 스승님을 만났고 이후 극단 생활을 했죠.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웠지만 마냥 즐겁고 좋았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고요."

2009년 연극 '봉삼이는 거기 없었다'로 데뷔한 그는 '몽상가들'(2010), '괴물'(2010), '천생연분'(2011) 등 다수의 연극과 '소년은 괴롭다'(2010), '어른이'(2014), '보다'(2014) 등 단편 영화에도 출연했다.

배우 지수는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스무 살 청춘 용비 역을 맡았다.ⓒ필라멘트픽쳐스

어린 나이에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에게 '글로리데이'는 한 단계 도약할 기회다. 지수는 "이번 작품은 내 인생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차기작은 청춘물 '페이지터너'(2016)다. 김소현과 호흡을 맞춘다.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밝고 긍정적인 역할이란다. 활짝 웃은 그는 "밝은 캐릭터라 신난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지수는 훈훈한 외모로 온라인상에서 '남친짤'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로 유명하다. 여성 팬들이 궁금해할, 이성관을 물었다. "눈빛이 매력적이고, 웃을 때 예쁜 사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에 끌려요. 무엇보다 대화가 잘 통하고 얘길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아요(웃음)."

'청춘' 지수의 꿈은 '믿고 보는 배우,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란다. 지수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신뢰감을 주고 싶다고. 더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청춘은 말했다. 맡고 싶은 역할은 한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캐릭터라고 했다.

지수의 본명은 김지수. 동명이인 선배 김지수 때문에 '지수'로 활동 중이라는 그는 '지수'라는 이름을 검색해도 기사를 찾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코스닥 지수, 물가 지수...등이 쏟아져요. 제 기사는 바로 사라지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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