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5만원 시대’ 가격파괴 태풍 부나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12.09.15 18:10  수정

에이콤 윤호진 대표, 티켓가격 정상화 선언

자사 공연 전석 5만원 이내..초대권·할인 철폐

공연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 윤호진 대표.

“뮤지컬 티켓 가격, 상식적은 수준으로 끌어 내리겠다.”

평균 13만원(최고가 기준)에 달하는 대극장 뮤지컬 티켓을 17년 전 가격인 5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공연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은 “한국뮤지컬대상, 더뮤지컬어워즈, 예그린어워즈 등 국내 주유 뮤지컬시상식의 작품상을 모두 휩쓴 창작뮤지컬 ‘영웅’의 티켓 가격을 5만원 이내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관객들은 ‘영웅’은 1·2층 전석 5만원, 3층 3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영웅’은 지난 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 당시 VIP석을 12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연출가이자 에이콤인터내셔날 윤호진 대표는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제작비용을 절감하고 지나치게 비싸진 티켓 가격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제작비 절감 및 티켓가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영웅’은 2012년 창작뮤지컬육성지원사업 재공연 부문에 선정돼 5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제작비 부담을 줄였고, 이는 가격파괴 결심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창작 뮤지컬의 경우 초기 제작비용 부담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로열티 부담이 적은 데다, 재공연이 반복될수록 제작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만큼, 얼마든지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윤호진 대표의 입장이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영웅’ 외에도 ‘명성황후’ 등의 재공연 작품, 그리고 올 연말 새롭게 올라오는 뮤지컬 ‘완득이’까지 전석 5만원 이내라는 티켓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티켓 등급 및 가격 정상화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된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티켓 가격을 낮추는 데 여러 가지 제약사항이 많았다. 특히 비싼 해외 로열티를 지불하는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제작단가를 맞추기 위해 좌석등급을 무리하게 구분해 티켓 가격을 높이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윤호진 대표는 “심지어 대학교수 월급으로도 가족끼리 뮤지컬을 보러 가는 게 쉽지 않다”며 “대중예술인 뮤지컬이 갈수록 최상류층의 문화생활처럼 돼가는 것 같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윤 대표는 “티켓가격이 높아지면서 더 적은 티켓을 팔아도 손익분기점을 무난히 넘긴 공연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객석은 좋은 좌석들을 제외하고는 빈자리가 남은 채 공연하게 된다”며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이런 식으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면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현재 추세를 깰 만큼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티켓가격을 낮추는 것 외에 왜곡된 공연티켓 관행을 바로잡는 것 또한 티켓 가격 정상화 혁명의 주요 내용이다. 구매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초대권을 당연시하는 공연 관람 풍토 역시 근절하겠다는 목표다.

또 현실적인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티켓 가격을 책정한 뒤 무리하게 할인을 진행해 ‘떨이’식으로 좌석을 판매해 공연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보다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다음달 16일부터 11월 18일까지 서울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영웅’은 오는 14일 2차 티켓을 오픈하며 기존 예매 관객들에게는 변경된 티켓 정책에 맞춰 차액 환불이 진행될 예정이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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