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MVP´ 여민지 별명은 ´여자 박주영´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0.09.28 08:13  수정

초등학교부터 또래보다 기량 월등

14세 나이에 U-19 대표팀 발탁

남자 선수 못지않은 돌파력을 자랑하던 여민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부상이었지만 여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이마저 이겨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은 여민지(17·함안대산고)를 위한 무대였다.

한국의 17세 소녀들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달성한 가운데 여민지는 비록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골든슈)와 함께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까지 받는 영광을 안았다.

사실 여민지는 이미 초등학생부터 같은 나이 또래를 넘어서는 기량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창원 명서초등학교 시절에도 해트트릭을 종종 기록하는 등 탁월한 득점 감각을 자랑했던 여민지는 대방중학교에 진학하자마자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통일대기 등 여러 대회에서 이미 상대팀의 선배 언니 수비수들을 가뿐히 제치는 개인기를 발휘했다. 오죽했으면 여민지가 빠지면 팀 전력의 50%가 줄어든다고 말하는 감독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런 여민지에게 주목하는 것은 당연했고 불과 14세의 나이에 ´축구 신동´ 또는 ´여자 박주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2007년에는 14세의 나이에 당시 이영기 감독이 이끌던 19세 이하 여자대표팀에 깜짝 발탁되기도 했다.

그해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득점왕에 등극한 여민지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한눈에 반했던 이영기 감독은 "성인 대표팀 선수들도 여민지에게 배워야 할 것"이라며 "드리블, 슈팅력, 돌파력, 지구력, 순발력이 모두 뛰어나다. 여고 감독들도 고교생 2~3명은 가뿐히 제치는 기량이라고 평가했다. 남자로 치면 박주영과 비슷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돌파력을 자랑하던 여민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부상이었지만 여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이마저 이겨냈다.

사실 여민지는 2년 전 뉴질랜드에서 벌어졌던 대회에도 출전을 눈앞에 뒀지만 발목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대회 역시 여민지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첫 경기부터 나와 골을 넣었고, 한국이 득점하지 못한 독일전과 일본과의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골을 기록했다. 지금도 무릎에 가끔씩 통증이 오는 비정상 상황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개인상까지 받게 된 것이다.

최덕주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여민지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정상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부상을 딛고 개인상을 ´싹쓸이´한 여민지의 발전은 어디까지일지 그 누구도 모른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해외 진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여민지는 대회 직전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계 축구계에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고 다짐했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의 지소연과 함께 여민지까지 보유한 한국 여자축구가 2010년대 얼마만큼 비상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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