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이소담, 독수리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 일등공신
한국 여자축구가 유명 축구만화 <축구왕 슛돌이>에 나올법한 ‘독수리 슛’으로 숙적 일본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 청소년대표팀이 26일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U-17 FIFA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승부차기(5-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지난 1948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이후 62년 만에 FIFA가 주관한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여자축구는 대표팀 출범 20년 만에 세계를 제패하는 놀라운 성장세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일전은 숙명의 라이벌답게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로 펼쳐졌다.
출발은 상쾌했다. 이정은이 전반 6분 우승을 예감케 하는 통렬한 중거리포로 기선을 제압한 것. 그러나 특유의 패스 축구를 앞세운 일본의 반격은 위협적이었고 결국, 전반 11분 나오모토 히카루와 17분 다나카 요코에게 연거푸 골을 내줘 전세는 역전되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일본에 허리를 내주며 전반 내내 끌려가 우려를 자아냈지만,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기회에서 터진 김아름이 극적인 동점 골은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특히 분위기를 반전시킨 김아름의 중거리 슈팅은 일본 골문 상단에 꽂히는 일명 ‘독수리 슛’이었다.
2-2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은 후반전에서도 화끈한 공격축구로 맞섰지만 먼저 앞서가기 시작한 건 다시 일본이었다. 수비라인을 중앙선 부근까지 올린 압박축구로 일본의 패스 줄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던 한국은 후반 10분 무렵부터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12분 가토 치카의 슈팅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2-3으로 끌려가기 시작했고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전세를 역전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인 특유의 뒷심을 발휘하며 일본에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끝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34분 이소담의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3-3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낸 것. 이소담은 자신 발 앞으로 온 공을 하프발리로 연결, 공은 일본 골키퍼를 지나 그물에 빨려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김아름과 이소담의 동점 골 모두 골키퍼가 두 손 높이 드는 일명 만세 골이자, 독수리 슛이었다. 두 선수가 찬 공은 하늘 높이 치솟다가 골대 앞에서 뚝 떨어져 일본 골키퍼도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일본도 한국선수들처럼 중거리 슈팅을 수차례 시도하며 만세 골을 노렸지만, 제대로 된 독수리 슛이 나오지 않았다.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긴 한국과 일본은 승부차기에서도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한국은 이정은이 실축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침착하게 성공, 두 명이 실축한 일본을 5-4로 꺾고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경기가 끝나자 국내 축구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9월 26일을 ‘한국축구의 날’로 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자 청소년대회에서 유난히 중거리 슈팅 골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골대가 넓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골문이 남자 성인대회와 같은 규격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키가 작은 여자 골키퍼는 중거리 슈팅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
결국, 일본전에서 나온 환상적인 ‘독수리 슛’도 여자 골키퍼가 막기엔 너무 큰 골대가 한 몫 한 셈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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