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 월드컵 결승서 일본 꺾고 우승
2015 월드컵 통해 성인무대 돌풍도 기대
U-17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한국은 26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연장까지 이어진 120분 혈투 속에 3-3으로 비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5-4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특히 여민지는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골든슈)와 함께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까지 받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 1948년 런던 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무려 62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특히 여자축구의 가파른 성장세는 그야말로 기적이나 다름없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올린 최고 성적은 남자대표팀이 1983년 멕시코 20세 이하(U-20) 월드컵(당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올린 4강이 전부.
그러나 2010년은 한국축구 역사에서 가장 뜻 깊은 해로 기록될 듯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데 이어 여자축구가 명실상부 세계축구강국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여자축구는 지난 7월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 지소연(19)이라는 월드스타를 배출해내며 4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U-17 대회에서도 여민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세계 정상을 밟았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위해 최초로 여자축구대표팀이 꾸려진 이후 불과 20년 만에 열악한 환경을 뚫고 일궈낸 성과였다.
공교롭게도 여자축구의 국제무대 데뷔는 일본전을 통해 이뤄졌기에 결승에서의 일본전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1990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1-13, 0-5로 대패하며 실력 차를 실감한 바 있다.
본선에서도 북한(0-7 패), 일본(1-8 패), 대만(0-7 패), 중국(0-8 패) 등에 모두 큰 점수 차로 무너졌고, 그나마 홍콩을 상대로 국제무대 첫 승(1-0)을 올린 것이 작은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불과 20년 만에 처지가 뒤바뀌게 된 셈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본격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창립되면서부터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축구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급증하면서 여자축구의 성장도 가속도를 붙였고 곧 국제무대 성과로 이어졌다.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2003 미국 여자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며 FIFA 주관대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1회 U-17 여자월드컵에서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는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제25회 하계유니버시아드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내 2010년 한국 여자축구의 돌풍을 예고했다.
아쉬운 점은 20011년 독일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점. 그러나 여전히 진화 중인 여민지와 지소연의 기량이 만개하게 될 2015년 월드컵 무대는 한국 여자축구가 또 하나의 역사가 쓰게 될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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