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 흔들리고 수장은 공백…중수청, 불안한 출범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10.02 16:02  수정 2026.10.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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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정확한 수사 약속"

정부 "어떠한 권력과 지위에도 흔들리지 않길" 당부

김지용 청장 후보자 "중수청 부족한 부분 보완할 것"

검찰청이 폐지된 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중수청 현판제막식 이후 현판 나사가 반쯤 떨어져 흔들리고 있는 모습.ⓒ어윤수 기자

검찰청이 78년 역사를 뒤로하고 폐지된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새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수사기관으로 첫발을 뗀 중수청은 이날 수사권 행사의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웠다.


중수청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청에서 개청식을 열었다. 개청식이 열리기 전부터 고발장을 접수하러 온 민원인들이 저마다 민원실을 찾았다. 기존 검찰에서 자리를 옮겨 첫 출근길에 오른 수사관들의 표정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전종민 초대 중수청 차장은 인사말에서 "중대범죄수사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며 "수사를 덜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정확하게 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밝혔다.


전 차장은 "한 사람이 선수와 심판을 겸할 수 없듯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면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어렵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수사가 기소를 정당화하고 기소가 다시 수사를 정당화하는 순환 속에서 누구도 스스로를 멈춰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권 행사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전 차장은 "혐의를 좁히지 못한 압수수색은 사무실 전체를 들어내고 실체를 밝히지 못한 수사는 한 사람의 몇 년을 삼킨다"며 "확신이 없을수록 수사는 더 넓게 번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역량을 키우려는 것도 더 많이 베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적게 베고도 병의 뿌리를 도려내기 위해서"라며 "지난날의 과오를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수사기관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축사에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더라도 국민을 위한 책임까지 나눠서는 안 된다"며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사건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빈틈없이 공조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수청 출범은 개혁의 끝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가 당초의 취지대로 작동하고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권력과 지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수사기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개청식 이후 이어진 현판 제막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벌어졌다. 현판 한쪽 나사가 빠지면서 일부가 벽에서 떨어져 흔들렸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같은 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도어스테핑을 갖고 중수청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언론 등에서 제기되는 걱정이나 우려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지만 이 또한 국민의 목소리로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성실히 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장 공백과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청문회가 마무리돼 중수청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족한 부분을 조속히 보완해 중수청을 신속히 안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친윤 검사' 의혹에 대해서는 "곧 인사청문회에서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 형사사법체계가 이날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중수청이 첫날 내건 '절제'와 '정확한 수사'라는 원칙을 실제 수사에서 어떻게 구현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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